올해 11월6일 기준 농축도 60% 우라늄 17.7킬로그램 보유 중인 것으로 추정

이란이 우라늄 농축도 90% 달성을 목전(目前)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9일 열릴 예정인 이란 핵합의 재건 회의도 난항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22일부터 이란을 방문해 이란 원자력청 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우리는 먹구름 가득한 하늘을 날고 있는 것과 같다”며 이란과의 회담에 임(臨)하는 심경을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란의 핵개발에 강한 우려를 표명할 것이라고 한다.

‘이란 핵합의’로 불리는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이 체결된 2015년 기준 이란이 보유 가능한 우라늄 농축도의 상한은 3.67%. 이란은 올해 11월6일 기준 농축도 60%의 우라늄 17.7킬로그램(㎏)을 보유 중인 것으로 IAEA는 추정하고 있다.

천연 우라늄에는 핵분열이 가능한 우라늄이 0.7%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우라늄을 핵무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90%까지 농축해야 하는데, 농축도 4%까지가 어려운 작업이고, 농축도 20%에 도달하면 핵무기 전용(轉用)을 위한 우라늄 농축 작업은 거의 완료한 셈이라고 한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핵합의 체결 시점, 서방 국가들은 90%이 농축 우라늄 제조 시점까지의 기간인 ‘브레이크아웃타임’이 1년이 되도록 설계했다. 만일 이란이 핵무장을 선언한다고 해도, 외교 등의 수단으로 문제를 해결할 기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영국 왕립방위안전보장연구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현 시점에서 그 기간은 이제 1~2개월로 단축됐다.

이란 중부(中部) 도시 나탄즈에 있는 핵시설에서는 핵합의 당시 인정되지 않은 개량형 원심분리기가 가동 중이라고 한다. 이는 원심분리기가 계속 돌아갈 수 있도록 전력 공급을 하는 인프라가 구축돼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핵무기로 전용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또 이란의 우라늄 저장량 자체도 핵합의 이전과 비교해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외교가에서는 이란이 마음먹고 핵무기를 제조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달 말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는 핵합의 재건을 위한 교섭이 5개월만에 재개된다.

이미 과거 몇 차례 이란을 공격한 바 있는 이스라엘은 또다시 이란에 대해 비대칭전력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란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이 모이는 빈에도 암운(暗雲)이 드리우고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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