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의 더듬수에 김어준이 넘어갔나?...조폭 친분 증명하는 편지사본 공개
김진태의 더듬수에 김어준이 넘어갔나?...조폭 친분 증명하는 편지사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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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전략가를 자처해온 방송인 김어준씨가 이번에는 김진태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에게 제대로 당한 것 같다. 김 위원장은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20억 수수의혹을 집중 제기해왔다. 이준석 전 코마트레이드 대표가 박철민씨를 통해 이 후보에게 전달했다는 게 핵심이다.

무슨 일이 있었길래?...24일 김어준이 김진태에게 약속이행 호소

김어준씨는 2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 위원장의 약속이행을 촉구했다. 전날 김씨는 ‘박철민씨가 이준석 전 대표에게 보냈다고 주장하는 편지사본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 사본을 공개하면 김 위원장이 이 후보의 20억 수수의혹 주장을 철회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씨는 ”이제 김 위원장이 주장을 철회해야 한다. 연락을 달라. 기다리고 있겠다”고 강조했다.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는 24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전날 김진태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과의 대화 내용을 언급하며, 김 위원장에게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는 24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전날 김진태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과의 대화 내용을 언급하며, 김 위원장에게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하지만 여권은 그동안 박철민과 전혀 모르는 사이라는 이 전 대표의 주장을 근거로 삼아 20억 수수의혹을 가짜뉴스로 규정해왔다. 그런데 박씨가 이 전 대표에게 보낸 서한이 있다면, 두 사람은 친밀한 관계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권의 논리를 무력화하는 ‘물증’을 김어준 스스로 공개한 셈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명분을 갖게 됐다. 김 위원장이 어리숙한 시늉을 하면서 김어준의 자충수를 이끌어낸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철민, “이준석 사장에게 돈 받아 이재명 후보에게 20억 전달” VS. 이준석 사장, “박철민은 모르는 사람, 돈 준 적도 없어”

사건은 지난 22일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내일 아침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다”고 밝히며 많은 청취를 부탁하는 글을 올렸다. 자진해서 출연의사를 밝혔더니 김어준씨가 콜했다는 배경을 밝힌 것으로 볼 때, 김 위원장의 출연은 계획된 것으로 풀이됐다.

김진태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3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김어준씨가 언급한 결혼식 축의금 5천만원의 출처’에 대해 캐물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김진태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3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김어준씨가 언급한 결혼식 축의금 5천만원의 출처’에 대해 캐물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23일 방송에서 대화가 거듭될수록, 김 위원장의 목적은 분명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뇌물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박철민씨와 코마트레이드 이준석 전 대표 사이를 밝히는 것이었다. 박씨는 ‘이준석 전 대표가 자신의 결혼식에 참가했다는 사실과 5천만원의 축의금을 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 전 대표는 “(박철민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를 이 사장이라고 호칭하겠다”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혼동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 사장은 지난 17일에도 김어준의 라디오에 출연해 본인은 박씨를 모르며, 심지어 박씨가 10억원을 자신에게 제시하며 허위제보를 부탁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박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이 후보에게 뇌물을 상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장은 박씨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어, 두 사람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천기누설한 김어준, “박철민이 이준석에게 보낸 서한에서 축의금 5000만원 받은 사실 언급해”

이 후보의 뇌물비리와 연관되는 연결고리가 될 두 사람의 주장은 ‘박철민의 결혼식 참가와 5000만원의 축의금’에서 명백하게 충돌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박씨가 이 사장에게서 받았다는 결혼 축의금의 액수’를 어떻게 알았는지를 두고 김어준씨와 대치했다. 김씨는 지난 17일 이 사장이 ‘뉴스공장’에 출연했을 당시, 축의금 액수를 5000만원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김어준씨는 지난 17일 방송에서 이준석 전 코마트레이드 대표와의 인터뷰 중, ‘결혼식 축의금 5천만원’을 언급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김어준씨는 지난 17일 방송에서 이준석 전 코마트레이드 대표와의 인터뷰 중, ‘결혼식 축의금 5천만원’을 언급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처음부터 축의금이 5000만원이라고 하셨던데, 금액을 어디서 들으셨느냐"고 질문했다. 김씨는 "박씨가 서신에서 5000만원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이에 김 위원장은 "그 서신을 직접 보았느냐?"고 되물었다.

김씨는 "(이 사장이) 수감 시절에 전달받은 열몇 통의 서신이 있는데, 그 사본을 저희가 받았다"고 답했다. 박 씨와 이 사장 간의 관계를 뒷받침하는 서신의 존재는 이재명 후보에게 불리한 물증이다. 즉 김씨가 일종의 천기누설을 행한 것이다.

기회를 놓칠세라 김 위원장은 즉각 "뉴스공장은 진행할 때 출연하는 사람을 미리 사전에 만나서 의논하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라디오에서 나온) 그 이야기를 보고 저만 못봤나 하고, 인터넷에 공개된 박철민의 옥중서신을 다 봤지만 '5000만원'이란 이야기가 없었다"며 "금액은 어디서 나온 이야기냐. 저는 (박철민을 접견하고 나서 들은) 금액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가 거듭 ‘편지 안에 5000만원 언급이 있었다’는 주장을 펴자, 김 위원장은 “편지 사본이 있으면 제시해 달라, 그러면 수긍하겠다”고 응수했다. 이에 김씨가 “편지를 구하는 것은 위원장이 할 일이다. 우리는 편지 사본을 가지고 있지만, 드릴 수는 없다”고 잘라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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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공개되지 않은 편지의 내용을 주장하려면, 근거를 제시해 달라’는 주장을 반복하며,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어떤 출연자와 미리 의논을 해서 (조작할 가능성도 있다)”는 식의 논리로 김씨를 압박했다. 김씨는 “(출연자가) 어떤 주장을 하면 미리 자료를 먼저 보내달라고 한다”며 이 사장의 편지 사본을 미리 받은 것은 정당한 진행 과정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편지 사본 제출을 거절하며 재차 “(편지는) 위원장님이 구하세요. 우리는 가지고 있지만, 그걸 위원장님께 확인시켜줄 의무는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회심의 한 수를 던졌다. “말을 갑자기 빼시네요”라면서 “(저한테) 그걸 보여주면, 제가 잘못 주장했다는 걸 인정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김씨는 반색하며 “아, 그럼 제시하겠다”고 응답했다.

“언제까지 제시하겠느냐”는 김 위원장의 요구에 김씨는 “바로 오늘 중으로 제시할 수 있다”고 대답하며 대화를 끝냈다. 방송 말미에 김씨는 편지 사본을 제시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김 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박철민이 이준석에게 보낸 비공개 편지를 (김어준씨가) 제시했는데 거기 축의금 5천만원이나 주셔서 고맙다는 대목이 나온다. 그렇다면 그건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이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근데 그 편지내용을 보니 오히려 심증이 굳어진다. 이준석은 박철민을 모른다고 했는데, 두 사람이 모르는 사이라고 할 수 없을만큼 내용이 구체적이고 생생하다”고 적었다.

약속을 지킬 필요가 없게 된 김진태, “이준석과 박철민이 원래 알고 있던 사이임이 드러나”

김어준이 김진태 위원장의 더듬수라고 할 수 있는 계략에 속아, 공개하지 말았어야 하는 편지 사본을 공개한 것이다. 그로써 이준석과 박철민이 원래 알고 있던 사이라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김진태 위원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철민과 이준석 (사장)이 원래 알고 있던 사이라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사진=김진태 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김진태 위원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철민과 이준석 (사장)이 원래 알고 있던 사이라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사진=김진태 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김 위원장은 연이어 박철민을 모른다는 이준석의 비상식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연이어 페이스북에서 “그래서 이준석측에서 그 편지를 여태 공개하지 않고 가지고 있었던 것 아닐까? 이준석 말대로라면 박철민은 모르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 주지도 않은 5천만원을 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애초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 거두려던 소기의 성과는 충분히 달성한 셈이다. 김어준은 자신의 꾀에 속아 김 위원장의 요구대로 편지 사본을 제시했지만, 김 위원장은 ‘이준석과 박철민의 사이를 입증할 물증을 확보’한 것이다. 24일 김씨가 약속 이행을 요구했으나, ‘내가 잘못 주장했다는 걸 인정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말은 ‘지키지 않아도 되는 약속’이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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