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고 답답한 국내 증시에서 미국 중심의 해외 증시로 눈길을 돌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크게 늘면서 외화증권 보유액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외화증권(주식·채권) 보관잔액은 이달 24일 기준 1천26억5천만달러(한화 약 121조8천억원)였다.

897억2천만달러였던 3분기말 외화증권 규모와 비교하면 4분기 들어 13%, 100억달러 넘게 늘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테슬라를 비롯한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테슬라는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순매수가 가장 많은 해외 주식 종목이었다. 테슬라 주식 22억5천만달러어치를 매수하고 18억4천만달러어치를 매도하면서 4억달러 순매수였다.

이밖에 엔비디아(순매수 3억2천만달러), 리비안(2억4천만달러), 메타(2억3천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억5천만달러) 순으로 순매수액이 높았다.

이와 달리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연일 매도에 나서고 있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2조6천53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전환은 지난해 11월(2조1천248억원) 이후 1년 만이다.

이들은 이달 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를 손절 매도하며 본격적으로 팔아치웠다. 주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때문에 최근의 상승세에도 매도를 계속하며 증시에서 빠져나오려 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 시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천67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일명 '곱버스'로도 불린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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