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라비 칼럼] 백낙청 교수, '이대남'이 못난 사내들이라고요?
[오세라비 칼럼] 백낙청 교수, '이대남'이 못난 사내들이라고요?
  • 오세라비 객원 칼럼니스트
    프로필사진

    오세라비 객원 칼럼니스트

    이메일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최초승인 2021.11.25 13:39:31
  • 최종수정 2021.11.25 13:5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기 촛불정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꿈 깨시라!
남북분단 버금갈 정도로 젊은 남녀들 골 깊게 만든 백낙청의 창비
통일과 페미니즘에 부정적인 2030이 못난 사내들이라니
2030은 운동권 정치권력에 냉정한 판단 내리고 있다

 

오세라비 객원 칼럼니스트

좌파 통일 담론 이데올로그이자 문학권력자 백낙청

좌파 출판사업계의 거물이자 ‘창작과비평’(창비)의 창간자인 백낙청(83세) 서울대 명예교수가 20대 남성, 즉 이대남을 향해 “못난 사내, 못난 남자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대남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대표적인 세대로 부각되자, 몹시 불편했던 백 교수는 이들을 ‘우경화’로 규정하며 한 말이었다. 백 교수의 문제의 발언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사옥 창비서교빌딩에서 자신의 신간 출판 기자간담회를 가지며 나온 발언이다.

필자는 백 교수의 이날 발언의 요지를 토대로 비판을 하고자 한다. 백 교수는 “촛불혁명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대규모 조국 수호 서초동 촛불집회가 그 증거다. 개인적으로 다음 정부가 성공하는 2기 촛불정부가 되길 열망한다”고 하였다. 이어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해야 하고, 남자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정치인들이 표를 얻으려고 선동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대남들을 가리켜 ”못난 사내, 못난 남자들"이라고 했다. 이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친페미니즘적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이대남을 중심으로 한 페미니즘 반발을 의식한 발언이다. 문화일보가 지난 11월 2일 실시한 세대 인식 설문조사에서 20대 남성 90.0%가 페미니즘, 페미니스트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었다.

백 교수는 알려진 바와 같이 저명한 ‘통일운동가’로 좌파 정치계에 영향력은 물론이며 좌파 통일 담론 이데올로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출판사업의 성공으로 잇따라 밀리언셀러를 쏟아내며 국내 최대 문학권력자이며 창비 소유 주식 최대주주다. 창비가 소유한 부동산만하더라도 창비서교빌딩, 파주출판단지 내 본사 빌딩 등 수백억 원대 달한다.

이대남은 우경화에, 못난 남자들

백 교수의 이대남을 향한 지적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존재한다. 첫째, 백 교수의 이번 신간은 남북 통일방안에 대해 한반도식 통일 개념을 담고 있다. 따라서 이 자리를 빌려 이대남을 포함한 젊은 세대가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 남북 분단 70년이 지난 현재 젊은 세대에게 대북통일 담론은 호소력이 떨어짐은 명백한 사실이다. 젊은 세대의 관점은 문재인 정부의 북한정권에 대한 굴욕적인 눈치 보기와 북핵 위협에 실질적인 대응 부재,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공감대 부족과 부정적인 인식 등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통일 의식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한 평생 통일운동가로 살아 온 백 교수가 보기에 이러한 이대남 현상은 유감일 것이다.

둘째, 이대남을 가리켜 못난 사내들이라고 했다. 이는 586운동권세대의 전형적인 좌파 마초적 시각에 기반 한 것으로 이들의 윗세대인 백 교수도 동일한 인식에 머물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백 교수 뿐 아니라 페미니즘을 옹호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진중권 작가는 연일 SNS상에서 이대남을 향해 쓴 소리를 하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지금이야 2030의 호응을 크게 얻고 있지만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한 대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과 대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요즘 페미니즘을 가지고 여성을 과도하게 우대한다는 남자들, 학생들이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좀 쩨쩨하다. 여태 남자라고 얼마나 으스대고 살았나”는 발언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려진 적이 있었다. 유시민 작가 또한 국내 페미니즘 운동이 절정에 달했을 때 어느 방송사 시사프로에 출연해 “여자들이 오죽하면 저러겠느냐”며 페미니스트들은 두둔했다.

백 교수 세대나 386세대 남성들의 특징은 단적으로 말해 ‘가부장이 허락한 페미니즘,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이다. 이들의 시각으로는 여전히 여성은 차별받고 있으며, 남성은 가정, 직장, 사회에서 더 대우받는 한국 사회라는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여성을 위하는 것이 미덕이라지만 실상은 밑바닥에는 남성우월주의가 켜켜이 쌓여있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들이다. 그네들이 살아왔던 시대의 획일적인 기준으로 1990년 초~2000년 출생자들인 애먼 이대남에게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니까 남녀갈등 못지않게 세대 간 갈등이 불꽃을 튀기는 것이다.

꼰대짓의 최고봉으로 등극한 백낙청

지금처럼 페미니즘과 PC주의가 만연한 사회에 ‘레이디 퍼스트’라는 방식도 이제는 구시대적 유물로 치부된다. 만약 앞서가던 남성이 여성을 배려한답시고 레이디 퍼스트라 말하며 손을 잡아준다든지 하면 성희롱 내지는 성추행으로 오인받기 십상인 세상이다. 세상이 그만큼 변했고, 젊은 세대는 생활방식이나 가치관부터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이대남을 지목하며 우경화라는 말도 틀린 말이다. 닷컴세대인 젊은이들은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도 않았고, 586운동권에 깊숙이 배인 역사관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백 교수를 포함한 586 정치권력이 한국 사회의 기득권이 되면서 민주화 운동과 사회 정의를 독점하고, 자신들만 우국지사인양 과장하는 태도는 그야말로 ‘꼰대짓’이다.

젊은이들은 과거 어느 시기보다 양성평등문화 속에서 성장하며 남녀 공히 모든 면에서 공정한 기회, 공정한 방식과 협력을 추구한다. 이러한 젊은이들에게 586을 비롯한 윗세대들이 자신들만의 렌즈를 통해 시대착오적인 윽박지르기는 통하지 않는다. 더구나 2030세대는 2019년 8월에 터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인해 586 운동권 정치권력에 대해 오만정이 다 떨어져 이미 냉정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

다시 촛불혁명? 꿈 깨세요

상술한대로 백 교수는 문재인 정부를 잇는 재집권을 열망하며 촛불혁명은 아직 진행 중이라는 말로 선전선동에 가까운 말을 했다. 이는 문 정부가 혁명세력으로 박근혜 정부를 전복시켰다는 것을 자인하는 말과도 같다. 그렇다면 문 정부는 입헌 정부가 아니라 혁명 정부(revolutionary government)라는 것으로, 내년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촛불을! 다시 한 번 혁명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백 교수는 이른바 금수저 중 금수저다. 백 교수의 부친 백붕제는 일제 시절 관료와 법조인을 지냈으며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명백한 친일파다. 부친이 친일파라는 태생적 결함을 커버하기 위함인지 좌파 사회운동에 맹렬히 투신하여 좌파계의 원로 대접을 받고 있다. 1966년 민중민족문학 기치를 내걸고 창작과비평 1호를 펴낸 이래 현재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 순수문학이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한 채 민중민족문학이라는 틀에 갇혀 있는 이유는 백 교수의 창비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 출판계의 페미니즘 마케팅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바로 창비다. 페미니즘 붐을 누구보다 반긴 쪽은 대형 출판사들이었다. 2015년 5월 무렵 영페미니스트들이 주도하는 페미니즘 운동과 때맞춰 대형 출판사인 ‘창비’가 레베카 솔닛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원제:Men Explain Things to Me)는 페미니즘 도서 열풍의 방아쇠를 당겼다. ‘맨스플레인’이라는 용어를 이 책에서 처음 사용하며 단기간에 3만 부 이상을 팔아치웠다. 창비는 저자 레베카 솔닛을 초청하여 큰 규모의 강연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이어 다른 대형 출판사들도 ‘페미데이(Femi-day)’라는 타이틀로 페미니즘 도서 마케팅에 불이 붙었다. 연간 매출 100억 원대 이상의 대형 출판사들은 앞 다투어 국내외 페미니즘 책 출판에 열 올렸다. 페미니즘 도서는 건국 이래 최대 호황을 맞았다. 그동안 대학 강단의 여성학 수준에만 머물던 페미니즘 책들은, 특히 페미니즘이라는 새로운 복음을 영접한 영페미니스트들로 인해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2015년 하반기부터 2018년까지 페미니즘 도서는 국내 독서시장을 이끌며 창비를 비롯한 메이저 출판사들에게 페미니즘은 하나의 사업이었다. 그 결과 좌파 여성계, 정치권이 합작한 페미니즘 사업은 젊은 남녀들을 남북 분단에 버금갈 정도로 골을 깊게 만들었다.

또 한 가지 백 교수와 뗄 수 없는 사태가 2015년 6월에 발생했다. 창비의 후광을 등에 업고 20년간 승승장구하며 대형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던 신경숙의 표절 사태다. 신경숙의 표절로 지목된 단편소설 『전설』은 창비가 발행한 작품으로 일본의 미시마 유키오 작품 『우국』의 한 문장을 통째로 베낀 사건이다. 하지만 창비의 설립자이자 당시 편집인이었던 백 교수는 신경숙의 표절을 옹호하는 심경을 다음 글을 다음과 같이 페이스북에 올렸다. “의도적인 베껴 쓰기, 곧 작가의 파렴치한 범죄행위로 단정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2015/8/28. 백낙청 페이스북) 사태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고, 2015년 12월 백 교수는 신경숙 사건의 책임을 지고 창비의 편집인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현재도 창비의 명예편집인으로 있다.

백 교수는 신간을 들고 나와 새로운 통일 담론을 이끌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다음 정부는 촛불시민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실행할 수 있는 실력, 의지, 투철한 역사의식을 가진 2기 촛불정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촛불혁명으로는 성숙되지 않는다. 이미 문 정부가 5년 동안 집권하며 그것을 입증하지 않았는가. 촛불혁명 리바이벌은 없다. 백낙청이란 한 인간에 혼재된 여러 모순적인 행태와 그가 좌파세력에 끼치는 영향력을 보노라니 참으로 혼란스럽다.

오세라비 객원 칼럼니스트 (작가, 미래대안행동 공동대표, 성차별교육폐지시민연대 상임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