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진영 국가 정치인들의 대만 방문 이어져 中 긴장

‘발트 3국(國)’ 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의 의회 대표단이 28일 중화민국(대만)에 도착했다. 이들은 차이잉원(蔡英文) 중화민국 총통과 회담하는 한편 내달에는 중화민국 입법원(우리나라의 ‘국회’에 상당)이 주최하는 국제 포럼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은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무력 시위를 벌였다.

구(舊) 소비에트연방의 구성국인 이들 3개국은 전통적으로 중국과 우호 관계를 맺어 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 인권 문제 등이 부각되며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되자, 중국과의 관계를 축소하는 대신 대만과의 관계 강화에 나섰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앞서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니우스에는 ‘주(駐)리투아니아 대만 대표처’가 신설됐다. 유럽 지역에 대만의 외교 기관이 새로 설치되는 것은 18년만의 일이다. 특히 이번에 리투아니아에 설치된 대만의 외교 기관에는 ‘대만’이라는 명칭이 직접 사용돼 중국의 반발을 불렀다. ‘대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중국’(一個中國)이라는 중국의 외교 정책에 저항한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대만은 이제껏 해외에 자국의 외교 기관을 설치할 때에는 ‘타이페이’(臺北)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왔다. 이에 중국은 리투아니아와의 외교 관계를 대사급에서 임시대리대사급으로 격하, 리투아니아에 대한 불만을 노정(露呈)했다.

이날 중국은 전투기 27대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는 등 무력 시위를 통해 발트 3국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대만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중국은 선양 J-16 전폭기 8대, 청두 J-10 전투기 6대, 시안 H-6 전폭기 5대 등 총 27대를 대만 측 ADIZ로 진입시켰다. 지난달 4일 56대가 대만 ADIZ를 침범한 이래 최대 규모다.

한편, 이에 앞서 5명의 미 하원 의원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해 26일 타에베이 시내에 있는 총통부 관저에서 차이 총통과 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차이 총통은 “당파를 초월해 미 의회에서 대만을 찾아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고, 민주당 소속의 마크 다카노 의원은 “대만에 대한 지원은 흔들림이 없다”고 화답했다.

미 하원 의원 대표단이 대만 방문에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부대변인은 “독립을 획책하는 분열 세력을 지지한다는, 매우 잘못된 신호를 발신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강한 불만을 갖고 있으며,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