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대에게서 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양당의 대선 후보들은 지난 주말 청년층 공략에 집중했다. 내년 대선과 관련해 2030세대는 정권 심판론과 문재인정부에 대한 실망을 선거 참여를 통해 표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 와중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고교생을 광주지역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졸속 임명했다. 그 고교생은 임명 이틀 전에 통보받았음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면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득표전략을 삼을 것으로 예상됐던 이재명 후보가 문 대통령과 ‘판박이’인 정치쇼를 시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에서 대학생과 대화하는 이재명후보
광주에서 대학생과 대화하는 이재명후보

 

윤석열 측 장예찬, “입시, 취업, 주거의 공정성 회복 정책으로 2030 마음 살 것”

현재 윤석열‧이재명 후보에 대한 청년 세대의 비호감도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 후보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28일 청년위원회 및 청년본부 출범식을 진행했다. 청년위는 윤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 후보 직속 청년 조직으로, 경선 과정에서 윤 후보 대선캠프 청년특보를 맡았던 장예찬씨가 조직 준비를 주도했다.

윤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청년 세대를 향해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지난 당내 경선에서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에 비해 2030세대의 낮은 지지를 받으며 고전했다.

청년위원회 및 청년본부 출범식을 진행했던 장예찬씨는 지난 25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30세대는 내년 대선 민심의 바로미터이다. 국민의힘은 선거대책위원회에 윤석열 후보 직속의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청년위)’를 만들었고, 정권을 교체하면 청년위를 2030세대 전문가 중심의 싱크탱크로서 국정 운영에 참여하는 기구로 발전시키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서 열린 '대선 D-100,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 및 청년본부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선대위 제공]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서 열린 '대선 D-100,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 및 청년본부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선대위 제공]

장씨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 등의 선거 잔기술로 돌파하려고 하지만, 근본적인 실망감을 돌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억지로 이미지를 꾸미는 ‘쇼’가 아니라 입시·취업·주거의 공정성을 회복시키는 선이 굵은 정책과 메시지로 청년의 마음을 사려고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광주 공동선대위원장 된 18세 고교생, “이틀 전만 해도 여기 나올지 몰랐다” 고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2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을 열고, 광주여고 3학년 남진희 양을 비롯한 공동선대위원장 10명을 임명했다. 선대위 공동 위원장으로 만 18세의 고교생이 발탁되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이재명 후보는 당일 행사에서 직접 남 위원장을 소개하며 “만 18세의 여고생”이라며 “광주 고등학교 학생의회 의장을 역임하셨다. 청소년의 정치적 기본권 확장을 위해 애써 온 청소년 활동가”라고 소개했다. 청년 세대를 파격적으로 위촉하면서 2030세대의 표심을 얻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이에 남 위원장은 “저는 내년 대선에서 처음 투표하게 된다”며 “뚜렷한 철학과 비전이 있는 대통령을 바란다.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대통령을 바란다. 모두의 안전을 지켜주는 대통령을 바란다.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할 수 있는 대통령을 바란다. 국민과 언제나 함께할 대통령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틀 전만 해도 제가 여기에 나올 줄 몰랐다”며 “오래 살고 볼 일”이라는 말로 ‘스스로 준비되지 않은 위원장’임을 고백했다.

이를 두고 전략적으로 ‘얕은 생각’이라는 지적과 함께 이 후보의 과격성이 표출됐다는 점이 비판받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특정인에게 수혜 주는 방식인 이재명의 2030 전략은 안 먹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재명 후보도 2030세대에 굉장히 공을 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누구 한 명에게 수혜를 준다’는 방식으로는 2030에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CBS라디오에서 "한 개인에게 특혜를 주는 방식으로는 2030 세대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이재명 후보의 청년 전략을 비판했다. [사진=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CBS라디오에서 '한 개인에게 특혜를 주는 방식으로는 2030 세대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없다'며 이재명 후보의 청년 전략을 비판했다. [사진=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이 대표는 광주지역에서 선대위원장에 임명된 남진희씨와 국민의힘 대변인 토론배틀에 참여했던 19살 김민규군과의 차이를 비교했다. 이 대표는 “김민규군에게는 ‘토론 배틀’이라는 기회가 주어졌고, 노력했지만 떨어졌다”고 밝히면서 “젊은 세대가 어떤 게 진정한 정치 참여의 길이라고 생각할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청와대 박성민 비서관’을 소환했다. 이 대표는 “제가 30대 당 대표가 됐을 때, 민주당에서 대응책으로 또는 정부에서 대응책으로 했던 게 박성민 비서관 채용이었다”면서, 누구 한 명에게 수혜를 준다고 해서 2030이 올 거라고 생각하면 이재명 후보 굉장히 ‘얕은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전당대회에서 30대 당대표가 되는 것과 청년 비서관을 지명하는 것의 효과가 달랐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젊은 세대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방법이고, 거기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득표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관계자, “조급함에서 이재명 특유의 과격성 드러낸 것” 논평

이 대표 외에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후보의 이런 전략에 대해 “평소 이재명 후보의 과격성이 그대로 노출됐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선대위원장이라는 자리는 선대위의 다른 멤버들을 끌고 갈 수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게 가능할까?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대다수였다.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도 “이건 아니지 않나?”라는 문제의식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29세 이모씨는 “18세 고등학생이 정치를 과연 얼마나 알아서 좋은 정책을 낼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말로만 2030세대를 위한다면서, 18세 고교생을 들러리로 내세우려고 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18세 고교생을 통해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발상 자체가 틀렸다는 비판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청년 정책을 두고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경쟁하는 상황에서 서로 뭔가를 더 많이 더 빨리 보여주겠다는 조급함에서 이재명 후보가 특유의 과격성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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