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투자은행, 잇달아 '하향' 전망인데...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는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까지 등장하자 증시 변동성 역시 확대되는 추세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B 골드만삭스는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3,700에서 3,350으로 하향했다. 모건스탠리도 3,250에서 3,000으로 전망치를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는 글로벌 거시 환경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며 "기업 이익 개선이 내년 주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중립'(Marketweight)으로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업종과 관련해 "현재 다운사이클에서 반등을 이루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 하락이 예상되는 소비재와 내구재, 유틸리티, 통신 등의 업종에 대해선 '비중 축소'를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시장이 다른 시장보다 더 빨리 '중기(활황기)'에서 '후기(후퇴기)'로 이동 중"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경기 사이클을 초기(early cycle), 중기(Mid cycle), 후기(late cycle), 침체기(recession) 등 4단계로 구분하는데 "후기에 나타나는 징후가 한국에서 더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고, 정책 금리 주기가 다른 시장보다 상당히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다운 사이클이 진행되고 있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점, 인플레이션 압력이 기업들의 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점 등이 한국 주식 시장에 불리한 요소"라면서 특히 한국 증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의 사이클에 우려를 나타냈다. 모건스탠리는 "4분기가 기대보다 좋을 수 있지만, 이후 훨씬 더 나빠질 수 있다"며 SK하이닉스를 지목했다.

다만 맥쿼리는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3,200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맥쿼리 관계자는 "4분기 시작된 성장률 둔화가 내년 연중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추가 주가 상승을 위해선 기업의 이익 성장이 지속 가능하다는 확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불확실성 가운데 꾸준한 이익을 내는 성장주와 고배당주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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