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틀어막고 금리 올리니 손발 묶인 형국...여기에 부동산세까지 껑충

경기도 아파트 시장에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아졌다. 서울의 아파트 시장 변화에 후행하는 지표가 발표된 것으로 집값 하락의 전조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주간 아파트 수급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0 이하인 99.3을 기록했다. 매매수급 지수가 100 미만이라는 것은 아파트를 팔겠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수급지수는 기준선(100)에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많음을 뜻한다.

이미 서울 아파트 시장은 3주 연속 매도세가 더 강하게 나타나는 중이다. 서울 도심을 비롯한 5개 권역의 매매수급지수가 모두 기준선(100) 밑으로 떨어졌다. 

이번에 수도권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가 기준선(100)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5월 25일(99.7) 이후 1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집값의 단기 급등과 초강력 대출 규제, 그리고 금리 인상 등의 영향이 매수세를 일시적으로 꺾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 역시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부동산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아파트값이 20.91%나 급등했던 경기도의 아파트값은 최근 8주 연속 오름폭이 둔화되는 양상이다. 

서울에 이어 경기도 아파트 시장에서 같은 양상이 나타나자 아파트값도 하락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최근 대선 후보들이 연일 종부세, 양도세 등 세제 완화 공약을 내놓고 있어 관망하는 수요가 많지만 거래 공백이 길어지면서 시세 이하로 내놓는 급매물이 늘고, 일부 실거래가도 떨어지는 분위기"라며 "거래 침체가 더 지속되면 조만간 가격도 하락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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