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수립 후 첫 SCM 개최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작전계획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또한 내년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2단계 평가인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를 시행하기로 했다.

한국을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서욱 국방장관은 2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가졌다.

두 장관은 회의 직후 공동성명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에 대응하는 새로운 작전 계획 수립을 위해 새로운 전략기획지침(SPG: Strategic Planning Guidance)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서 장관과 북한에 대한 연합방위태세를 향상하고 모든 위협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향후 동맹 노력을 계획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인 새 전략기획 지침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현재 한미 연합사령부의 작전계획은 작계5027과 작계 5015다.

4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작계 5027은 북한의 남침 시 반격 격퇴하는 내용의 전면전 대응 계획이다. 최근에 수립된 작계 5015는 접전지역에서 국지전과 북한의 우발상태 등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수립됐다.

기존의 작계를 보완하려면 양국 국방장관이 보완할 방향과 내용의 지침이 되는 SPG에 먼저 합의해야 한다. 이후 양국은 SPG를 토대로 합참 차원에서 본격적인 작계 수정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오스틴 장관은 “한미 두 나라는 북한을 향한 외교적 접근법을 유지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고 북한에 대화를 계속 제의하고 있다”면서도 강력한 군사적 억지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라는 점에 대해서 변함이 없다”며 “우리는 북한과의 외교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신중하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계속 택하겠지만 이는 물론 강한 억제력과 강한 군사준비태세로 뒷받침될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이번 SCM 공동성명에는 “대한민국의 방어를 위해 주한미군의 현 전력 수준을 지속 유지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미 국방부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지난 3월부터 착수한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GPR)에 대한 검토에서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결과를 공개한 데 이어 이번 SCM에서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SCM 공동성명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2022년에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와 관련해 “내년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통해 미래연합사의 FOC를 평가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또한 이번 SCM 공동성명에는 처음으로 대만 문제가 명시됐다.

공동성명은 “두 장관은 2021년 5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간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반영된 타이완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유지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같은 문구라도 정상회담 성명과 달리 SCM 성명이 갖는 한미군사협력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오스틴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이 미 국방부의 최우선 전구라는 점에 주목”했다고 명시했다.

오스틴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미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가들에게 향하는 중국으로부터의 모든 위협에 대해서 이를 방어하고 억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한미 양국은 용산기지 반환문제와 맞물려 있는 한미연합 군사령부 본부의 평택 이전을 내년까지 완료하는 데 합의했다.

한편 서 장관은 작계 최신화 조치가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에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적 의미이기 때문에 작전계획을 위한 SPG와 특별한 관계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간연구기관인 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VOA에 기존의 작계는 북한이 핵무기를 갖추기 이전의 재래식 전쟁을 전제로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신 센터장은 “핵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극초음속 미사일, 각종 단거리 전술탄도미사일 등을 개발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 작계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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