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북중국경 봉쇄로 국내 경제와 식량 접근 완전히 파괴”
“국경봉쇄로 인한 수입품과 공급품의 부족은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식량과 의약품 및 배터리와 같은 다른 필수품들에 대한 접근가능성 제한”
“탈북민들의 북한 가족들에 대한 송금과 연락 더 어려워져...무역중단으로 인해 트럭과 마차 운전수, 요리사와 시장까지 물건을 날랐던 노동자들이 일자리 잃어”

북한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스스로 가한 국경봉쇄가 겨울이 식량부족과 공급, 현금 부족을 악화시키면서 겨울을 앞두고 북한의 가장 취약한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만성적인 식량 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겨울은 전형적으로 불안한 시기”라며 북한전문가들에 따르면 올 겨울이 특히 우려가 되는 것은 북한이 2020년 초 이래로 가장 중요한 무역국인 중국과의 국경을 폐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WP는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은 국경폐쇄와 동시에 북한정권이 미사일 시험발사와 군사적 도발을 지속하게 함으로써 국내 경제 활동을 더욱 제한하는 새로운 조치를 가했다”며 “북한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범위의 문제들에 대해 알아내는 것을 불가능하다. 북한은 주의 깊게 통제되고 연출된 프로파간다를 만들어내는 전체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WP는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들의 발표와 제한된 무역통계 그리고 정보원들과 탈북자들의 전언에 근거해 “(북한의) 팬데믹 봉쇄는 북한의 국내 경제와 식량에 대한 접근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은 장기화된 식량 위기 기간 동안 북한이 더욱 내부적으로 후퇴하면서 ‘주체’를 강조해왔다. 이러한 입장은 거의 3년 동안 교착상태인 비핵화 대화에 북한을 다시 관여시키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도전을 야기했다. 북한이 북중국경을 다시 개방할 것이라는 징조들이 있다. 그러나 김정은을 다시 협상으로 불러오려는 전망은 희박하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김정은이 요구하는 제재완화를 승인하려는 뜻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점차적으로 경제를 다시 개방하도록 촉구하면서 토마스 퀸타나 유엔 특별 보고관은 지난 10월 보고서에 다음과 같이 썼다: “북한주민들의 식량 접근은 심각한 우려다. 가장 취약한 어린이들과 노인들은 기아의 위험에 놓여있다.”

올 여름의 홍수 피해에도 불구하고 분석가들은 올 가을 수확이 나쁜 날씨에 심각한 영향을 받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적으로 식량부족이 존재한다. 심지어 국제 원조기관들도 봉쇄기간 동안 북한을 떠났다.

데일리NK의 이상용 편집장은 WP에 수입 비료와 농작물을 덮을 비닐과 같은 농사용품의 부족으로 인해 북한은 예상보다 수확량이 적었다고 지적했다.

옥수수 가격은 팬데믹 동안 계속해서 올랐다. 더 많은 사람들이 쌀밥에 옥수수를 섞어먹고 있거나 구하기 더 어려운 쌀 대신에 옥수수를 먹고 있다는 뜻이라고 이 편집장은 설명했다.

박석길 LiNK(Liberty in North Korea) 한국대표는 “무역의 대규모 감축으로 인한 많은 종류의 결과가 존재한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지난 6월 김정은은 북한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10월 말 북한은 “맛있고 의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며 비효율적인 농장부문과 식량부족을 보상하는 방법으로 흑조를 키우는 계획을 발표했다. 북한 노동당의 고위관계자는 오리 농장에 흑조 우리를 시작하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WP는 “백조는 특별히 진미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일부 분석가들은 그러한 노력은 경제에 대한 체계적인 개선이 아닌 근시안적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북한은 혁신적인 식량문제 해결 방법으로서 외국의 동물들을 홍보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고난의 행군'으로 알려진 1990년대 대기근 이후에는 타조농장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한에는 (북중국경 폐쇄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준의 무역이 존재해오고 있으며, 일부 정황은 북한이 중국과의 육로 무역을 재개할 단계를 밟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십 년 동안 베이징은 북한을 위한 경제적 생명줄이 되어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12월 2일에 발표한 분기별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작년에 밀과 쌀, 약 1백만 톤의 곡식을 수입했다.

통일연구원의 조한범 박사는 WP에 “북한은 경제불황 속에서 식량가격 안정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북한정권의 과도한 개입과 비공식적 중국의 원조로 인해 쌀 가격은 표면적으로는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더 오랫동안 북한이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과 백신 부족으로 인해 북한은 아마도 오는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 후까지 무역을 완전히 재개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며 “북한주민들에게는 절망적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WP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북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북한은 양성반응 케이스가 없다고 계속 주장한다”며 “그러나 이전의 전염병 발발 기간 동안 채택된 가혹한 비상조치보다 더한 조치들을 계속해서 채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1990년 기근 이후 장기간의 어려움을 견디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들을 발전시켰다”며 “그때 이후로 ‘장마당’이라고 불린 지역시장이 문을 열었고 당국의 감시 아래 운영되고 있다. 북한주민들은 장마당에서 물건과 식량을 팔거나 거래하는 것을 허락받는다”고 했다.

그러나 “수입품과 공급품의 부족은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식량과 의약품 및 배터리와 같은 다른 필수품들에 대한 접근가능성을 제한했다”고 WP는 지적했다.

아시아 프레스 임진강의 창립자인 지로 이시마루는 북한의 도시 거주자들은 시장에 의지하며 스스로 식량을 재배하거나 농작물을 팔고 물물교환할 수 있는 변방지역에 사는 주민들보다 국경봉쇄로 인해 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이시마루는 “가장 어려운 시간을 보내며 아사로 죽어가는 사람들은 북한에 자라고 있는 쌀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돈이 없기 때문에 죽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경제 전문가 피터 워드는 코로나 봉쇄는 또한 시장에서의 가격 상승과 물건을 사는데 필요한 북한 화폐 및 외국환의 부족을 야기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워드는 WP에 “북한은 가격이 더 불안정할 것”이라며 “식량 가격들은 더 상승할 것이며 북한주민들은 코비드와 반시장적 정책의 결과로서 잃어버린 구매력과 물건들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할지도 모른다. 북한주민들은 스스로를 먹여살리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시마루 대표는 겨울이 다가오지만 시장에서조차 의약품을 구하기 힘든 상황은 폐렴과 다른 겨울 질병에 대응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WP는 “지방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에 대한 강화된 봉쇄조치와 핸드폰에 대한 불법적 사용은 식량과 물건들을 무역하는 북한주민들의 능력을 심각하게 제한했다”며 “심지어 북한에 주기적으로 송금했던 탈북자들도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을 하기 어려우며 그들의 돈을 노리는 사기 브로커들과 더 많이 마주치고 있다”고 했다.

박석길 LiNK(Liberty in North Korea) 한국대표는 “탈북민들은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이 많이 끊겼다. 그들에게 돈을 보내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무역의 중단과 지방 간 이동 금지는 북중 국경을 통해 북한의 다른 지방으로 물건을 운반했던 트럭과 마차 운전수를 포함해 그들을 위해 요리하고 시장까지 물건을 날르던 노동자들이 일을 잃게 만들었다고 WP는 전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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