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저녁 오후 10시10분부터 70여분 동안 청와대 여민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로 열린 '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했는데, 여기서 그의 주요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무슨 발언을 했길래, 정치권으로부터 격렬한 반응이 예상되는 것일까. 다음은 그의 이날 발언이다.

▶ "가짜 뉴스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킬 자정 능력을 키워야 한다."

▶ "개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확고히 보장하되, 모두를 위한 자유와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의 핵심은 '가짜뉴스는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라는 취지로 통한다.

그런데, 이같은 발언은 오히려 '제눈 찌르기'라는 지적이 예상된다. 현 집권여당은 최근 야당으로부터 "망언과 근거 없는 가짜뉴스 살포는 기본이고 제대로 된 사과조차 찾아볼 수 없다(임승호, 11월21일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전주혜(왼쪽부터)·유상범·엄태영·김형동 의원이 9일 오후 열린공감TV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고발장 접수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민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씨의 유흥주점 근무 의혹을 보도한 열린공감TV와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링크한 추미애 전 장관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날 고발했다. 2021.12.9(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전주혜(왼쪽부터)·유상범·엄태영·김형동 의원이 9일 오후 열린공감TV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고발장 접수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민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씨의 유흥주점 근무 의혹을 보도한 열린공감TV와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링크한 추미애 전 장관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날 고발했다. 2021.12.9(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최지현 수석부대변인은 국민의힘 출입기자단에 윤석열 대선 후보의 아내인 김건희 씨에 대한 의혹 보도에 법적 대응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른바 '가짜뉴스'라는 것.

최지현 수석대변인의 공지에 따르면, '열린공감TV'는 '제보자'라는 사람을 내세워 1997년 5월경 '쥴리'라는 예명을 쓰는 김건희 씨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취지의 방송을 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 주장의 근거로, 시기가 다를 뿐더러 보도 내용 그 자체가 사실이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열린공감TV 등 의혹 보도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2일, 윤석열 대선 후보가 故 김영삼 前 대통령 추모식에서 자신의 넥타이에 대해 "이 색깔..."이라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야 이 새X"라는 욕설을 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더불어민주당 이경 부대변인이 게시한 데에 대해 국민의힘은 "가짜 뉴스를 SNS에 올렸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게시물을 삭제했다"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21일에는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후보의 돌잔칫상에 놓인 옛날 돈 천환을 엔화(일본 화폐 단위)라며 거짓선동을 하다가 국민의 비판을 받자 '유감을 표한다'라는 짧은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라면서 "집권 여당 선거전략이 '아니면 말고'식의 흑색선전 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로부터 6일 전인 지난달 15일에는, '가짜뉴스'에 대한 임승호 대변인의 질타가 나온 바 있다. 바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서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당시 그는 "쉴 새 없이 가짜뉴스를 찍어내는 안민석 의원에게 '가짜뉴스 자격증'을 주어야 할 판"이라고 쏘아붙였다. 그 배경으로는 "안민석 의원은 오늘(11월6일자) 라디오에서 '이재명 후보 배우자 관련 가짜뉴스가 돌자 윤석열 캠프에서 만세를 불렀다'라며 해당 가짜뉴스 배후에 윤석열 후보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라는 게 임승호 대변인의 설명이다.

이어 "가짜뉴스에 발끈하던 이재명 후보는 어디있느냐"라면서 "민주당에서 흘러나오는 가짜뉴스는 '착한 가짜뉴스'란 말인가. 이재명 후보는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에 핏대를 세우기 이전에 본인이 소속된 정당에서 쏟아져 나오는 가짜뉴스부터 통제하길 바란다"라고 질타했었다.

이를 종합하면, 지난 9일 저녁 문재인 대통령의 "가짜뉴스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라던 발언은 오히려 현 집권여당의 행태에 대한 '제눈찌르기' 지적 아니냐는 풀이도 가능하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한 사실을 알린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아시아 지역의 민주주의 선도국가로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재확인했다"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 회의 시작전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2021.12.9(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 회의 시작전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2021.12.9(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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