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 오미크론 변이까지...팬데믹 초기의 익숙한 상황 재연
뉴욕주지사 "팬데믹이 끝난 게 아니라는 좌절에 나도 공감"

코로나19 백신을 보급한지 1년이 지났지만 새로운 변이의 출현 때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사태 초기로 회귀하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2억명 접종을 마치기까지 군사작전을 방불케할 정도의 백신 보급 '속도전'에 나선 미국은 다시 원점에서 방역을 시작해야한다는 좌절감까지 드러내고 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지난 10일 마스크 의무화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아직 이 팬데믹이 끝난 게 아니라는 많은 뉴요커들의 좌절에 나도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이 있으면서도 겨울철 확산에 직면하는 상황에 이르지 말아야 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이 1년이 지났지만 입원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의 주요 징후들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 '속도전'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구스타브 퍼나 육군 대장은 지난해 12월 12일 백신 배포를 앞두고 "디데이(D-Day)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신종 바이러스에 고통받아온 인류가 백신 접종으로 역습을 가한다는 의미에서 이번 상황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실행일이었던 '디데이'에 빗댄 것이다.

1년이 흘러 미국 인구의 2억 명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쳤지만 코로나19와의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더해 전파력이 훨씬 더 강력한 '오미크론'까지 번지자 미국 보건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50개 주 가운데 22개 주에서 43명의 오미크론 감염자가 파악됐다.

뉴욕·캘리포니아주 등은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부활시켰고 뉴저지주에선 대형 백신 접종소를 다시 개장했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사람은 약80만 명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2월 14일 첫 백신 접종 이후에도 거의 50만 명이 숨졌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천만9천507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최근 1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12만명이 넘는다. 겨울철 재확산으로 미 당국은 백신 미접종자들의 전염이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뉴멕시코주는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4명 중 3명이 백신 미접종자이며 백신 미접종자들의 중환자실 입원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라갔다고 밝혔다. 

마스크 의무화와 대규모 백신 접종소의 부활, 그리고 중증환자들로 병상 부족을 우려해야 할 정도인 병원과 증가하는 사망자 등 팬데믹 초기의 익숙한 상황이 재연되는 것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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