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이 감사에게 지급하는 보수액이 4년 새 2배 이상 증가해 올해 3천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사보수는 2018년 11월 새 외부감사법(외감법) 시행 이후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15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해 말 기준 개별 자산이 5천억원 이상인 상장사 중 감사용역 보수를 알 수 있는 42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감사보수는 2017년 1천230억원에서 올해 2천904억원으로 136.1%(1천674억원) 증가했다.

감사보수는 기업 규모와 특성에 따라 감사인이 투입해야 하는 표준감사 시간을 법률로 정한 새 외감법이 시행된 이후 증가 폭이 컸다.

실제 조사 기업 중 회계감사에 투입한 총소요 시간을 공개한 417개 기업을 보면 2017년 164만1천122시간에서 2019년 248만1천661시간, 올해 279만6천615시간으로 감사 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감사 보수도 2017년 1천230억원, 2019년 2천146억원, 올해 2천904억원으로 2018년을 전후로 74.5% 늘었다.

감사보수 증가율을 매출 규모별로 보면 5조원 이상인 기업은 감사보수가 2.1배 증가했지만, 1조원 미만인 기업은 2.8배 증가했다.

매출이 작을수록 감사보수 증가율이 높아지고, 감사보수 지출에 대한 부담 역시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별로는 매출 5조원 이상 그룹에서는 KT&G(556.4%)와 메리츠증권(453.9%), GS리테일(429.2%), 코리안리(352.6%), 메리츠화재(349.0%)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감사 시간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2017년 4만6천576시간에서 올해 7만6천741시간으로 4년 새 3만165시간(64.8%) 늘었다.

시간당 감사보수는 2017년 7만4천원에서 올해 10만2천원으로 10만원을 돌파했다.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10월 상장기업 29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94.2%가 새 외부감사법 시행으로 경제적 부담이 늘었다고 답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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