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객원 칼럼니스트
이명진 객원 칼럼니스트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지난 5년간 경험했다. 해방 이후 피땀 흘려 쌓아온 경제와 가치가 모조리 파괴되는 현장을 경험했다. 술 취한 운전자들은 부끄러운 줄 모르고 무식함과 무모함을 보여 주고 있다. 몰지각한 정권은 마지막까지 차기 정권에 폭탄던지기를 멈추지 않을 태세다. 이번 정권의 특징 중 하나가 우선순위를 무시하고, 일단 돈을 쓰고 책임은 남에게 돌리는 것이다. 사회, 경제, 정치. 문화, 교육, 군사 분야 등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난감하다. 과학과 의료분야 역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국정 지도자가 영화 관람만 하면 사달이 나기에 영화 관람을 간다고 하면 또 무슨 사고를 낼지 걱정이 앞선다. 세계 최고의 원자력발전 기술을 영화 한 편에 말아먹는 무식함은 국민들을 경악시켰다. 한국 땅에서는 안 된다는 원자력발전소를 외국에는 지어 팔겠다는 황당한 이중성에 낯이 뜨거워졌다. 탈 원전 대체에너지를 주장하면서 태양광 패널로 전국 방방곡곡 푸른 산과 들을 뒤덮고 물 위에까지 뒤덮었다. 태양광은 새똥과 황사 먼지에 멈춰버리고 안 물어도 되는 전기료를 국민들이 물어냈다. 저들이 생각하는 효율과 경제원리 개념은 기존에 시민들이 알고 있는 개념과 전혀 다르다. 고차원의 미적분이 필요한 수학도 아니고 단순한 산수의 수준인데도 저들의 머리와 이성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저들의 기준은 자신들의 정권 유지와 돈벌이가 되냐 아니냐가 효율이고 경제원리다. 법까지 뜯어 고쳐서라도 돈이 되는 일이라면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었다.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과학과 경제의 가치를 무너뜨렸다.

의료분야에서도 지난 5년간 문재인 케어라는 정책들을 가지고 들어와 의료보험 재정을 거덜 내고 말았다. 그 몫은 고스란히 인상된 보험료로 돌아왔다. 사회주의 의료의 비효율성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이고, 이번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더 적나라하게 드러났는데도 정신을 차리지 못 하고 있다. 자신들의 이상을 이뤄보겠다고 청와대부터 각 분야에 걸쳐 자리잡고 의료를 망가트리고 있다. 의과대학이 자리를 잡는 데는 최소한 3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의사가 모자라는 것도 아닌데 의사가 모자란다고 의사를 늘리기 위해 공공의대를 만들겠다고 한다. 정작 의사가 필요하다면 기존 의과대학의 정원을 늘리면 해결될 일을 특정지역에 꼭 지어야한다고 땅까지 사놓았다고 한다. 한 마디로 가관이다. 자신들의 선거와 표를 위해 의료와 의학의 가치를 무너뜨렸다.

하늘이 무너져도 쏟아 날 구멍이 있다고 한다. 새 정부는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재기할 동력이 생기지 않는다. 차기 정권은 화마가 지나간 잿더미 속에서 다시 일으켜 세워야 시대적 사명을 안고 있다. 정상적인 사고와 이성으로 과학과 의료를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 전문가들이 일관된 진정성(Integrity)을 유지 할 수 있도록 전문영역은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오스트리아 여행가 헤세-바르텍이 <조선 1894년 여름>에서 기록한 조선의 참담한 모습이 마음을 울린다. “조선인들의 비참한 생활은 애써 돈을 모아봐야 관리들에게 강탈당할 것으로 생각했다. 실제로 푼돈이라도 남으면 은밀한 곳에 숨겼다. 하지만 숨겨놓은 돈이 발각되었는데도 바치기를 거부하면 대부분 전 재산을 몰수당한다. 하지만 조선인들은 자기들끼리도 그렇지만 낯선 이방인에게도 매우 정직하다. 절도와 강도는 드물며, 살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언젠가 교역이 좀 더 확대되고 나라가 개방되어 이 나라의 낡은 문화의 폐허 속으로 현대적인 삶이 들어올 경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 왜냐하면 조선인들은 확실히 소질(素質)을 가지고 있으며, 이미 잿더미 속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앞이 보이지 않고 답답하지만, 돈과 구닥다리 이념에 물든 정치꾼들을 몰아내고 정직한 전문가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때, 잿더미 같은 지금의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확신한다. 나라를 살리고 싶어 하는 많은 전문가들이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의사평론가,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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