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를 3개월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당 대표가 한달 사이에 두차례나 태업을 벌이는 등 국민의힘이 극도로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을 두고 좌파정권 종식,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선대위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22일에도 별다른 입장이나 태도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이와관련, 당내에서 이준석 대표와 정치적 연대가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마저 이 대표의 조기복귀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어 국민의힘 내홍사태는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달전까지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여유있게 앞서던 윤석열 후보가 최근에는 접전 양상을 보이는 가장 큰 원인은 부인 김건희씨 등 가족문제와 이준석 대표의 잠적에 따른 1차 내분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2차 파동이 1차 때 보다 더 큰 폭의 윤석열 후보의 지지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여의도의 한 대형 선거기획사 대표는 “1차 내분으로 인한 국민들의 실망과 윤석열 후보의 지지도 하락이 채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2차 파동이 터져 여파가 작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에서 이같은 내분이 반복되는 것은 윤석열 후보와 이 대표측의 불신과 갈등 때문이다.

1차 내분 때도 그렇고 이번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간 충돌은 이 대표도 지적했듯이 공조직인 당과 윤석열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후보측 핵심 관계자)’ 사이의 불신의 벽은 매우 높다.

후보 경선 때부터 윤 후보 캠프에서는 이준석 대표의 중립성을 의심하는 등 불신을 키워왔고,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는 이 대표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영입시도를 놓고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아 1차 내분이 벌어졌다.

결국 윤석열 후보가 직접 나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받아들이면서 1차 내분은 수습됐지만 20일 당 회의에서 윤 후보 측근으로 꼽히는 조수진 최고위원이 이 대표의 업무지시를 거부하는가 하면 이 대표를 비난하는 SNS 콘텐츠를 언론에 유포함으로써 2차 내분을 만들었다.

문제는 이같은 갈등이 큰 파열음을 내면서 외부로 표출되고 표를 갂아먹는 상황으로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불신과 갈등이 존재함에도 불구, 외형적으로는 단합된 모습을 유지하는 민주당과 비교된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이처럼 당이 내홍에 휩싸여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를 두고 “선거공학을 넘어선 더 큰 가치의 부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가 승리해야 하는 근본 이유를 ‘좌파정권 척결과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 회복’이라는 큰 가치에 두지않고 정권교체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틀에 가두면서 더 많은 사람들을 품을 수 있는 소명의식은 없어지고 정치공학 내지 선거공학만이 난무하는 작은 캠페인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과 좌파진영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하락에 따른 정권교체 가능성이 그들이 수십년간 신봉하고 생존기반으로 삼아온 좌파 민주주의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진영 전체의 의기의식과 연대감으로 단합하는 양상이다.

실제로 이번 국민의힘 2차 내분이 발생하기전 윤 후보나 이 대표 측 모두 당의 정체성에 맞지않는 외부 인사의 무차별 영입에 나서 갈등의 단초를 만들었고, 며칠전 영입한 극단적 페미니스트 신지예씨 사례가 대표적이다.

결국 이제 윤석열 후보가 더 이상 이준석 대표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앞세우지 않고 스스로 선거전을 주도해야 하는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

정치평론가 홍경의 단국대 초빙교수는 이에대해 “윤석열 후보로서는 닥치고 정권교체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하기위한 정권교체인지 보다 큰 목표, 대한민국의 비전을 제시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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