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우려 속 미국의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중국 경제의 부진까지 겹쳐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 충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중국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 대출우대금리(LPR)를 3.85%에서 3.80%로 0.05%포인트 인하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동결을 예상했으나,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수요 축소, 공급 충격, 기대치 약세 전환의 3중 압력에 직면해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내년에도 경기 부양 조치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헝다 사태로 부각된 부동산 산업 위축, 세계적 원자재 가격 급등, 전력 대란, 코로나19 확산세 심화 등의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빠르게 회복하던 경기가 급격히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1분기 기저효과에 힘입어 18.3%까지 올랐으나 지난 3분기엔 4.9%까지 주저앉았다.

중국 국무원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최근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8.0%를 기록한 뒤 내년 5.3% 안팎으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으며, 글로벌 투자기관 사이에서는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4%대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한편 이와 반대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단기적 인플레이션에 그칠 것이란 진단을 철회하고 경기부양 보단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준은 기존 계획대로 단계적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와 함께 내년에 금리 인상을 3차례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내년 한국 경제가 위축될 것이라 진단하며 3% 수준의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2일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저효과가 점차 소멸하고 중국의 경기 둔화로 인해 우리 수출 성장세마저 약화되면서 다시 2%대 성장으로 회귀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은 3.9%, 내년 경제성장률은 2.9%로 각각 전망했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은 "내년은 그동안의 글로벌 디플레이션에서 인플레이션으로 대전환하는 시기"라며 "미국의 금리인상은 달러강세를 초래해 그동안 신흥시장국에 유입되었던 많은 자금들이 미국으로 역류하면서 신흥시장국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가운데 한국은 한미통화스왑마저 연장이 되지 않아 심할 경우 외환위기 우려가 커질 전망"이라고 했다.

중국의 경기 불황에 따른 금리 인하에 대해선 "중국은 자본이동이 제약되어 있어 충격은 적을 것"이라면서도 한국은 대중수출의존도가 25% 수준이라는 점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달러 환율이 위안달러 환율과 동조현상을 보여 미국 금리인상 따른 원화약세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나아가 "내년에도 한국은 소위 퍼주기식 정책으로 재정위기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 없이 내년을 맞는다면 최악의 경우 외환위기 우려마저 높아지는 해가 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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