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재벌총수 회동 등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며칠 사이 행보가 공교롭게도 ‘윤석열 피해자 챙기기’가 되고 말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청년희망온(ON) 프로젝트'에 참여한 6대 기업 총수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청와대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가 참석했다.

흥미로운 것은 행사에 참석한 재계 인사 중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2위 현대차 정의선 회장, 3위 SK 최태원 회장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간 악연이다.

윤석열 후보는 2017년 국정농단 사건 때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두차례나 영장을 청구, 구속기소했다. 검찰총장 때인 2020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 때는 수사심의위가 이 부회장에 대한 불기소를 권고했지만 기소를 밀어붙였다.

그는 또 2012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재임시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던 SK 최태원 회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2006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시절에는 중수부에 파견돼 현대차 비자금 수사를 했다. 윤 후보가 정몽구 회장 구속에 부담을 느끼던 검찰총장을 찾아가 사직서를 내밀며 관철했다는 뒷 얘기도 있다.

이로 인해 윤 후보는 검찰사상 재계 1~3위 총수들을 모두 감옥에 보낸 유일한 검사로 회자되고 있다.

윤 후보와 재계의 이런 악연을 놓고, 최근 한 친문 매체는 ‘재벌의 윤석열 공포증’이라는 기사를 통해 “재벌은 당연히 ‘친기업 성향’의 보수정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최근 재계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국정농단 재판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변호했던 한 법조인은 “지금 대선 후보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심정은 아마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징역 22년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특별사면과 복권을 단행한 바 있는데, 이 사면을 놓고 윤석열 후보를 곤경에 빠뜨리기 위한 대선전략이라는 해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청와대의 27일 간담회는 재계 총수들의 잦는 해외 출장 등 일정을 감안 한참 전에 만들어져 총수들에게 통보된 일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상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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