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김정은의 비핵화) 의지 믿어주는 방향으로 협상해야 되는 것 아닌가“
“(한미 간 종전선언) 문안에 관해서도 이미 사실상 합의가 돼 있는 상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내신기자 대상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내신기자 대상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9일 “베이징 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의 한 계기로 삼기로 희망했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기대가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바이든 행정부의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선언 이후 문재인 정권의 고위 인사들의 올림픽 참석에 부담이 생긴 상태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북한 고위급 인사의 참석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또는 남북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나 정 장관은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모든 계기를 이용해서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조기 재가동을 위해서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중국이 올림픽에 문재인 대통령은 초청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현 단계에서 여러분과 공유할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어떠한 방식으로 참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부 내에서 여러 가지 상황을 검토해서 결정할 예정”이라며 “직전 동계올림픽 개최국 역할 등도 감안하겠다”고 했다.

또한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방안으로 밀어붙였던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한미 간에 이미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고 있고, 문안에 관해서도 이미 사실상 합의가 돼 있는 상태”라고 했다. 정 장관은 이달 11~12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확대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나 이러한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북한과의 협의는 어떻게 진전시켜야 할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종전선언 문안과 관련해 북한과 공유가 됐느냐는 질문에는 “세부적 내용은 현 단계에서는 대외적으로 공유하기가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중국을 통해 북한의 입장을 전달받은 것도 없다고 했다.

그는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서 북한은 일련의 신속한, 그리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왔지만 좀 더 구체적인 반응이 있기를 저희가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국무위원장인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상대방의 의지를 믿어주는 방향으로, 그러한 자세를 가지고 협상을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본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도 깊은 우려와 관심을 가지고 계속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했다.

정 장관은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국정부의 입장이 “모호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굉장히 분명하게 우리 입장을 계속 미국, 중국 양측에 다 얘기를 하고 있고,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중관계도 계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판단”이라며 “충분히 양 관계를 조화롭게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정 장관은 “미중 양국 간 소통과 협력을 통해서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우리 국익에 부합한다고 믿는다”며 “정부도 그러한 면에서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주한미군 사드(THAAD) 배치로 중국이 가한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아직 해제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중국 측에 계속 집요하게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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