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200여명 인력 동원...매체는 폐간 선언
"민주주의·인권 수호의 편집 방침 관철해 왔다...응원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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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은 29일 현지의 유일한 ‘민주파’(民主派) 매체로 남은 ‘입장신문’(立場新聞)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관계자 7명을 체포했다.(사진=로이터)

홍콩 경찰이 현지의 유일한 ‘민주파’(民主派) 매체로 남은 ‘입장신문’(立場新聞) 관계자 7명을 체포했다. 동(同) 매체는 폐간을 결정했다.

홍콩 경찰은 29일 아침 200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입장신문’ 편집부 등 사무실을 수색하고 사무용 컴퓨터 등 취재 자료 등을 압수하는 한편 6100만 홍콩달러(우리 돈 약 93억원 상당)의 자산을 동결했다.

홍콩 경찰은 특히 동 매체 편집 책임자와 전임 편집장 등 관계자 7명을 ‘선동출판물 발행의 공모’ 혐의로 체포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 경찰은 “(‘입장신문’은) 2020년 7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중국과 홍콩 정부에 대한 증오를 불러일으키면서 폭력을 선동할 목적으로 복수의 기사를 계속해 발행해 왔다”고 밝혔다.

‘입장신문’은 이날 폐간을 선언하고 종업원을 전원 해고했다. 이날 압수수색과 관련해 동 매체는 “민주주의나 인권, 자유 등을 수호한다는 편집 방침을 관철시켜왔다”며 “항상 응원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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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현지의 ‘민주파’(民主派) 매체로 남은 ‘입장신문’(立場新聞)은 29일 폐간을 선언했다.(출처=입장신문 공식 웹사이트)

한편, 홍콩 당국은 지난 11월 영국의 경제 전문 매체인 이코노미스트지(紙) 소속의 홍콩 기자에게 취업 비자 발급 갱신을 거부하고, 특히 지난 19일 실시된 홍콩 입법회 선거를 다룬 기사와 관련해 미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항의하는 등, 홍콩 현지 매체뿐만 아니라 서방 자유 언론에 대해 압력을 가하는 것도 불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홍콩 검찰은 지난 28일에는 또다른 ‘민주파’ 언론으로써 사실상 폐간된 ‘빈과일보’(蘋果日報)의 창업주 지미 라이(黎智英)에게 ‘선동출판물 발행의 공모’ 혐의를 적용해 그를 추가 기소했다.

지미 라이는 이미 국가안전유지법(통칭 ‘홍콩 보안법’) 위반 혐의로 이미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홍콩 현지에서 자유 언론에 대한 탄압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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