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의 경기도선대위에서 고위 직책을 갖고 활동중인 한 관계자는 최근 “우리 당 지지자들, 당원들 중에서 투표를 안하겠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런 사람들에게 투표를 안하면 이재명이 당선되고 민주당이 재집권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면 ‘각오하고 있다’는 대답이 되돌아 온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고정 지지자들, ‘집토끼’들이 떠나고 있다.

최근 SNS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확연히 감지되고 있다. 다수의 팔로어를 가진 4대그룹 부사장 출신 한 인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는 상황을 감내하려고 한다”고 고백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동안 자신의 SNS에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격을 주로 해오던 사학계의 한 중진 또한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 그래서 이재명이 당선된다 하더라도 그 또한 대한민국의 운명”이라는 글을 남겼다.

대선 70일 앞두고 최근 며칠간 공개된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 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오차범위 안팎으로 이기는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여론조사 기관 관계자들은 “당분간 이 추세가 이어지고 지지율 차이도 더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추세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오른 것이 아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여전히 40%에 못미친다. 윤석열 후보가 20%대 중반까지 크게 떨어졌다.

한달전까지만 해도 “아직 후보를 못 정했다”는 부동층이 10%대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30%대로 급증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지지율은 10%대까지 두배 이상 상승했다.

정권교체를 염원하던 보수층, 국민의힘 지지자들, ‘집토끼’들이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결과다.

문재인 정권 들어 조국사태 등 내로남불에 질려서 야당의 집토끼로 변신한 20~30세대들 까지 국민의힘과 윤 후보를 떠남으로써 정당 지지율까지 역전되고 말았다.

일이 이렇게 되기까지는 윤 후보측과 이준석 대표의 내분. 그 틈을 파고든 여당과 친문 좌파언론의 김건희씨에 대한 공세, 친문언론을 중심으로 한 윤 후보의 각종 발언 트집잡기 등이 있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홍준표 후보와의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문재인의 검찰총장’, 윤석열 후보의 정체성 문제가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계기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에 힙입어 윤 후보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을 때, 윤 후보 캠프는 전통적인 국민의힘 지지자, 보수층은 고정변수, ‘갈 곳 없는 집토끼’로 보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영입이나 권성동 사무총장 같은 탄핵파 중용 등을 통해 중도 및 외연 확장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여기에 “민주당에 갈 수 없어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는 식으로 비쳐진 발언,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과 더불어 정계개편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보수층 집토끼들로 하여금 “과연 윤석열의 당선이 정권교체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윤석열 후보에 대한 보수층 이탈은 김건희씨 등 야당의 윤 후보 흠집내기 공세에 따른 것이 아니라 “과연 윤석열 후보는 무너진 자유 민주주의를 세울 준비가 돼있는 사람인가”하는 근본적인 정체성과 자질, 준비에 대한 의문에서 비롯됐다.

윤석열 후보는 더 늦기 전에 이런 의문에 답하고 마음이 떠난 집토끼들을 되돌아 오게 만들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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