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추가인상 가능성 거의 확실시...하지만 우려하는 내외부 전문가들도 많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또 인상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물가상승이 가파르고 미국발 금리인상 압박까지 더해져 한국은행도 선제적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부진 우려에 금리를 동결해야한다는 의견들도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오는 1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0.25%포인트(p) 올릴지에 대해 결정한다. 한은과 금통위 내부 분위기는 이달 아니면 2월 중 한 차례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이 확실한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추가 인상 관측이 우세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해 11월 25일 같은해 8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에도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00%가 됐지만,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1분기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 "배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새해 경제 상황의 개선에 맞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야 한다"며 다시 한번 추가 인상 필요성에 대해 공개 발언했다.

금통위 위원들도 대체적으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지지하는 편이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7%나 올랐다. 10월(3.2%), 11월(3.8%)에 이어 4분기 3개월 내내 물가 상승률이 3%를 넘겼다. 

지난해 11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서 실질 기준 금리 수준이 올해(2021년) 봄보다 오히려 더 낮아진 상황인 만큼 완화 정도 조정의 필요성은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올해 연간 인플레이션 역시 한은의 기존 전망치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통화 긴축에 속도를 내려는 것도 한은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미국의 통화 긴축이 빨라지고 또 강해질수록 한은 내부에서부터 선제적 대응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쉽다. 금융계는 "1월 인상 이후에도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에 한은이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19 4차 유행과 글로벌 공급 차질 현상 등으로 여전히 경기 상황이 불안한 점은 금리 인상 결정에 발목을 잡는 요소다. 거리두기가 반복적으로 강화되는 국면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민간소비와 투자를 더 위축시킬 수 있어서다.

적잖은 전문가들이 인플레이션보다 코로나를 더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경기 부진 우려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할 것이라 내다보는 전문가들 의견도 잇달아 나온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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