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계속 많은 분들이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었으면...분리수거 편해진다"
親與성향 교수는 "멸치 대가리 만도 못한 유치한 년놈" 맹비난도

사진=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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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발언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필두로 야당에서 '달파멸콩' 릴레이로 이어지자 전 법무부 장관 조국이 "일베 놀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도 "태극기부대의 연쇄 커밍아웃"이라며 거들었다. 시민들은 분노했다. "조국 정도의 사회적 위치에 있는 사람이 저렇게 대놓고 일베몰이를 하면 우리도 그냥 빨갱이몰이를 해도 되는 것"이라는 성토가 나왔다.

조국은 9일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공유하며 "국힘 대선 후보와 정치인들의 '달-파-멸-콩' 일베 놀이"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이마트에서 장 보는 사진과 함께 "오늘 저녁 이마트에서 멸치, 약콩, 자유시간 그리고 야식거리 국물 떡볶이까지(샀다)" "공산당이 싫어요가 논란이 되는 나라는 공산주의국가 밖에 없을 텐데. 멸공! 자유!"라는 글을 올렸다.

이처럼 야권 인사들이 SNS에서 달파멸콩 릴레이 인증에 나서기 시작하자 조국은 일베 취급을 하며 "뿌리가 어디인지 보여준다"고 했다.   

사진=SNS 캡처

앞서 윤 후보는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소재 이마트 이수점을 찾아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등을 점검하며 직접 장을 봤다. 윤 후보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이마트 #달걀 #파 #멸치 #콩 #윤석열 해시태그를 달았고, 같은날 윤 후보 공약플랫폼인 '위키윤' 내 'AI 윤석열'은 장을 본 소감을 묻는 유권자 질문에 "장보기에 진심인 편"이라며 "윤석열은 이마○, 위키윤은 스○에서 주로 장을 본다. 오늘은 달걀, 파, 멸치, 콩을 샀다. 달·파·멸·콩"이라고 답했다. 

사진=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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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9일 오전 자신의 SNS에 아침식사 사진을 올리며 '달파멸콩' 릴레이에 동참했다. 달걀말이, 멸치볶음, 검은콩조림, 그리고 어슷썰기 한 대파를 고명으로 얹은 맑은국이 아침상에 올랐다. 이에 대해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래전부터 최재형은 태극기부대의 면모를 보이곤 했다"며 "이 달파멸콩은 최재형 부인이 준비했을 것이다. 최재형 부인은 경선 때 한 유튜브에 나와 '박근혜 탄핵 때 난 태극기부대였다'고 자랑스럽게 말한 적 있다"고 비난했다. 또 "계속 많은 분들이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었음 좋겠다"며 "분리수거가 편해진다"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국민검증특위 위원장인 김진태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 부회장이 '멸공'이라고 했다고 시끄러운가 보다. 이분 대단한 분"이라며 "윤 후보는 이마트에서 달걀+파+멸치+콩을 구입했군요. 문파멸공"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인근 이마트를 방문해 달걀·파·멸치·콩을 구입하는 모습의 인증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조국이 지난 7일 SNS에서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을 비난하며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다"라고 깎아내린 것을 윤 후보가 즉각 받아치면서 강한 연쇄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시민들은 SNS상에서 "민주당 지지자들 중 홍콩 민주화 운동 내놓고 지지하는 사람 못봤다" "민주화 운동했다는 자들이!" "홍콩 민주화 운동 구호가 천멸중공이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4,905명이 팔로우하는 한 네티즌은 "옳고그름을 떠나 정용진의 의견 표현이 대단한 뉴스가 된다는 게 문제"라며 "누구든 정치적으로 자기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정상적 사회 아닌가. 대부분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정치적 의견을 실명으로 얘기하지 못한다. 사회생활에 해가 되기 때문이다. 법적 규제도 어마어마한데 자기검열까지 엄청난 나라"라고 했다. 

'달파멸콩'을 비롯한 글자 조합 놀이가 SNS를 덮기 시작하자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선 "윤석열이 예전처럼 강아지 사진 올리면서 이상한 짓 하지 말고 이렇게 사회적 이슈에 감각적이고 발빠르게 메시지를 선도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기대 섞인 발언들도 나왔다.

한편 정 부회장은 조국이 자신을 비난한 트위터 게시글을 캡처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뒤 "이분 진짜 리스펙"이라고 적었다. 조국이 지난 7일 트위터에서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며 비난했을 때도 정 부회장은 이를 캡처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뒤 "리스펙"이라고 적었다. 정 부회장은 9일 새벽 인스타그램에 "나의 멸공은 오로지 우리를 위협하는 위에 있는 애들을 향한 멸공인데 걔들을 비난 않고 왜 나에게 악평을 쏟아내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라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앞으로 우리 자손들에게 물려줄 영광된 통일조국의 앞날을 내다본다면, 그런 소리 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다. 날 비난할 시간에 좌우 없이 사이좋게 싸우지 말고 우리 다 같이 멸공을 외치자. 그게 바로 국민이 바라는 대화합"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넘버원 노 빠꾸'라는 문구가 꽂혀 있는 케이크 사진을 첨부했다. 

친여 인사들은 주말 내내 '달파멸콩' 릴레이에 분노하고 있다. 김기창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 전체공개 글에서 "멸치 대가리 만도 못한 유치한 년놈"이라 했다. 친문 지지자들 사이에선 신세계 계열사 불매운동 움직임도 포착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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