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민의힘 소속 영남출신 한 국회의원이 한 말이다.

지난 5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사퇴한 뒤 최근 며칠간 윤석열 후보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비로소 후보가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여성가족부 폐지 같은 공약,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시작한 ‘멸공 캠페인’ 가담, SNS를 통한 파격홍보 등 윤 후보의 최근 행보는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선대위에 다시 가담한 이준석 대표와 파열음을 내지 않고, ‘원팀’으로 움직임으로 인한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뒤늦게 나마, 윤석열 후보가 부각되는 양상은 각종 공약과 행보라는 콘텐츠 때문이기도 하지만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라는 후보 앞의 ‘장막’이 사라진 것이 첫 번째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그동안 여야를 오가며 기자, 언론을 상대로 하는 말, 즉 메시지 위주의 정치를 해왔다. 후보나 당 대표 등 주류와 각을 세우며 ‘소금’을 뿌리는 것이 그의 역할이었다.

박근혜 대선 후보를 도울 때는 경제민주화와 같은 정책 공약으로, 문재인 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총선을 도울 때는 주류와 결을 달리하는 견제구를 날려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외연 확대를 시도했다.

그러다보니, 윤석열 후보의 짧은 총괄선대위원장을 할 때 나타난 현상처럼 그의 곁에는 늘 기자가 몰린다. 이런 기자들이 못마땅한 것처럼, 특유의 스타일로 하루 한건 ‘쓴소리’를 해대며 신문의 정치면을 쥐락펴락 했던 것이다.

이런 그에게 모든 것을 맡겼던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2020년 4·15 총선에서 처참한 패배를 당해야만 했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3년차에 치러진 4·15 총선은 국민들의 견제심리 등으로 야당에게 나쁘지 않은 환경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무총리, 공안검사 출신으로 법무부장관 시절 통진당 해산 전력 등 자신의 우파경력에 ‘콤플렉스’를 가졌던 황교안은 김종인식 중도행보에 맥없이 끌려 다녔다. 친문 좌파 언론이 자당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으면 즉각 제명해버리는 등 자해극을 벌였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최근 화제가 되고있는 윤석열 후보의 행보 중 ‘멸공 캠페인’ 가담 같은 행동은 김종인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건재했다면 상상도 못할 일 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러다 보니 “김종인 위원장을 다시 모셔와야 한다”는 이준석 대표의 발언을 두고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종인식 자기정치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한편 김종인 전 위원장은 10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복귀에 선을 그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지나간 얘기를 해서 뭐하겠느냐. 나는 이미 이전에 얘기를 다 했다”며 자신의 복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는 윤석열 후보와의 만남 가능성에 “이미 그렇게 됐는데, 찾아오겠느냐”고 되물어 윤 후보의 움직임에 따라 거취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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