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인터뷰 화면 캡쳐

코로나19 백신 효능을 둘러싼 다양한 주장이 의학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11일(현지시각) "코로나19 백신은 전염을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전염을 막기 위해 사망률 0%인 어린이들도 코로나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한국 질병관리청의 설명과는 정반대로, 논란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이 전염을 막을 수 없다면 긴급하게 도입되어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백신을 굳이 사망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이들에게 접종시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은 아주 잘 작동되고 있다. 백신은 델타 바이러스에 따른 질병, 사망과 관련해서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면서도 "백신이 더이상 할 수 없는 것은 전염을 예방하는 것(What the vaccines can't do anymore is prevent transmission)"이라고 말했다.

이미 의학계에선 '백신 접종은 코로나19 전염 차단을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 앞서 여러 차례 제기되어 왔다. 

이은혜 순천향대 교수는 수차례 언론 기고를 통해 "아이들 학교 보내고, 젊은 장병들 마스크 벗어도 돼(월간조선)", "코로나19는 위험한 질병 아니야(에포크타임즈)" 등 정부의 주장과는 상반된 주장을 이어왔다.

최근엔 '아이들에게 코로나 백신을 맞힌다고?'라는 제목을 책을 출간하며 "코로나19 백신의 감염예방효과는 제한적이다(사실 거의 없다). 어른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백신을 맞히는 것은 아동학대다"라고까지 주장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익은 없고 부작용의 가능성만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보건당국의 지침과 설명에 위배되면 영상이나 글을 삭제한다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그동안 SNS상에선 이같은 주장이 차단되어 공유되거나 널리 확산되지 못했다. 백신에 대한 의학계의 다양한 검증 또는 견해의 한 면을 소위 '가짜뉴스'로 분류해 전파를 차단한 것이다.  

최근 '의학채널 비온뒤'(구독자 95.1만명)의 '코로나 백신 1부 더 이상 전염을 막지는 못한다 (함익병피부과의원 함익병 원장)'라는 영상이 삭제된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해당 영상은 '잘못된 의료 정보'로 분류되어 유튜브에서 강제 삭제 조치를 당했다. 추후 검토를 거쳐 복구가 됐으나 전문가의 상반된 의견이 얼마나 쉽게 '가짜뉴스'로 분류되어 삭제 조치를 당할 수 있는 지 알 수 있는 예다.

정부는 그동안 청소년 백신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감염 예방'이라는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달 9일 '청소년 백신 패스'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소아·청소년 접종이 현재 유행의 급증세를 꺾는데 당연히 도움이 된다"며 사실상 강제접종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사망 가능성은 없어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타인에게 옮길 수도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와 일상회복의 지속을 위해 12~17세 청소년 접종을 간절하게 호소하고 강력하게 권고한다"며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백신을 맞지 않는 것은 곧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악행으로 인식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월렌스키 CDC 국장의 '코로나 백신은 전염을 막을 수 없다'는 언급이 명징한 사실로써 받아들여진다면 한국 정부를 비롯해 세계 각국들은 '전염 가능성에 따른 어린이 강제접종'에 대한 논리를 전면 철회하는 것을 넘어 '접종은 개인의 선택'이라는 주장에 힘이 더욱 실릴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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