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앞에서도 쫓겨난 수요시위...경찰은 버스·승합차로 정의기억연대 측 집회만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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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6차 수요시위 열린 '일본군 위안부' 동상 앞
서울 종로경찰서, '자유연대'와 '정의기억연대' 사이에 경찰 버스 가져다 놓고
'자유연대' 측 집회 소음이 '정의기억연대' 쪽으로 퍼지는 것 막아주는 '상냥함' 보여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 "'미향산성'(美香山城)이라고 명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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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종로구 소재 호텔 서머셋팰리스 앞 인도에서 열린 제152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정의기억연대(이사장 이나영·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시절부터 서울 종로구 수송동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에서 30년간 벌여온 시위—‘수요시위’의 제1526차 집회가, 12일 정오, 경찰의 비호 아래, ‘일본군 위안부’ 동상(소위 ‘평화의 소녀상’)으로부터 약 30미터(m) 떨어진, 호텔 서머셋팰리스 앞에서 열렸다.

관할 경찰서인 서울 종로경찰서 관계자들은 이날 ‘일본군 위안부’ 동상 앞에 자리 잡은 ‘자유연대’와 ‘정의기억연대’ 측 집회 장소 사이에 ‘친절하게도’ 경찰 버스를 갖다 놓고 ‘자유연대’ 측에서 반복 송출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호소인 이용수(94) 씨의 지난 1992년 8월15일 육성(肉聲) 증언이 ‘정의기억연대’ 측 집회 장소 쪽으로 퍼지는 것을 막아줬다.

이용수 씨의 1992년 8월15일 육성 증언은 “(정신대로 갈 때) 나이가 열 여섯 살인데, 헐벗고 입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인가가 원피스 한 벌과 구두 한 켤레를 갖다 주길래, 그걸 받고 좋다고 따라갔다”는 내용으로, 사실상 ‘일본군’에 의한 강제연행 사실을 부인(否認)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그 무렵 출판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집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軍)위안부들》에 따르면 이 씨는, “대만에 도착해서야 그때 나를 데려간 이가 위안소 주인이었다는 걸 알았다”는 취지로 증언하는 등, 해당 남성이 ‘일본군’과 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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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에서 ‘자유연대’와 ‘정의기억연대’가 각각 집회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사진=반일동상진실규명공동대책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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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자유·우파 시민단체 ‘자유연대’ 측 집회 장소와 ‘정의기억연대’ 측 집회 장소 사이에 경찰 버스와 승합차 등을 세워놓는 방법으로 ‘자유연대’ 측 집회 장소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정의기억연대’ 측 집회 장소로 넘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상냥함’을 보여줬다.(사진=박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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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자유·우파 시민단체 ‘자유연대’ 측 집회 장소와 ‘정의기억연대’ 측 집회 장소 사이에 경찰 버스와 승합차 등을 세워놓는 방법으로 ‘자유연대’ 측 집회 장소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정의기억연대’ 측 집회 장소로 넘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상냥함’을 보여줬다.(캡처=김상진TV)

이는 지난 2007년 이 씨가 미 하원에 가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 피해 사실을 증언하면서 “한밤중에 일본군 병사들이 집에 쳐들어와서 등에 내 입을 막고 등에 뾰족한 것을 대고 나를 끌고 갔다”고 한 주장과 크게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날 경찰은 정의기억연대와, 또다른 반일(反日) 성향 대학생 단체 ‘반일행동’ 측에 집중적으로 경력을 배치하는 등, 이들 단체를 엄중 경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유연대’ 측 집회를 주최한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은 “우리가 차량을 가지고 오면 그쪽에 차량 주차를 원천 차단하던 경찰이, 이번엔 오히려 그 자리에 경찰이 버스를 대령해주면서까지 정의기억연대 측 집회를 보호해 주고 나섰다”며 ‘자유연대’ 측 집회와 ‘정의기억연대’ 측 집회를 양분한 경찰 버스를 가리켜 “경찰이 ‘미향산성’(美香山城)을 쌓아줬다”고 주장했다.

‘정의기억연대’가 지난 주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호텔 서머셋팰리스 앞으로 집회 장소를 옮긴 것은, ‘일본군 위안부’ 동상 앞에는 자유·우파 시민단체 ‘자유연대’가, 연합뉴스 앞에서는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이, 서울국세청 옆 인도 위에는 ‘엄마부대’가, 그리고 카페 테라로사 앞에는 ‘반일동상진실규명공동대책위원회’가 각각 ‘수요시위’의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집회를 열겠다고 ‘정의기억연대’에 앞서 경찰에 집회신고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한편, 체감 온도 영하 18도 한파 속에서 진행된 이날 ‘수요시위’에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수요시위’의 내용과 형식의 변화를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며 “국내·외 극우 역사부정 세력에 대한 ‘체계적 대응’도 기획하고 있다. 지난 ‘수요시위’ 30주년에 진행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은 그 시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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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에서 진행된 집회들.(지도=구글맵/편집=박순종 기자)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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