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로 인한 비관 자실, 당뇨약 복용 등 보도 내용은 전부 사실 아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 검찰에 고발한 시민단체 대표, "김문기 죽음 이후 '불안감' 호소"

1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한 모 시민단체 대표 이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경찰들이 현장 조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한 이 모 씨의 시신이 발견된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경찰들이 현장 조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전(前) 경기도지사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제보자 55세 남성 이 모 씨 사망과 관련, 유족들은 “고인은 평소 건강했다”며 병사(病死) 가능성을 일체 부인(否認)하고 나섰다. 이 씨의 죽음을 둘러싸고 병사 가능성에 무게를 둔 보도가 나온데 대한 반응이다.

 지난 11일 오후 8시 35분경 서울 양천구 소재 모(某) 모텔에서 이 씨의 시신이 발견된 직후 경찰은, 현장에는 생수 몇 병만 있었을 뿐, 타살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는 1차 의견을 공표했다. 이에 이 씨의 사인(死因)이 ‘병사’ 또는 ‘돌연사’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추측성 기사가 다수 나왔다. 하지만 이 씨 유족 측은 이같은 보도들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한 것이다.

이 씨 유족 측은 12일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기 후) 고인이 (민주당 등의) 고소·고발로 압력을 많이 받았고, 주변 사람들이 떠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생활고로 인한 비관 자살’은 ‘가짜 뉴스’이고, 고인은 생전 굉장히 정의롭고 유쾌했다”고 밝혔다.

평소 고인의 건강이 좋지 않았다는 일각이 주장에 대해서도 이 씨 유족 측은 “(고인은) 평소 건강에 문제가 없었고, 당뇨로 약을 복용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망 직전 촬영된 사진들을 보면 이 씨의 체격은 고혈당에 의한 체중 감소가 일어났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건장했다. 당뇨병의 병세 악화에 따라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케톤산 혈증’에 의한 급성 쇼크 또는 혈당강하제를 과도하게 투여해 저혈당 쇼크로 더러 사망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이 씨의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 씨 주변에서도 이 씨의 건강 이상설이 말이 안 된다는 취지의 증언들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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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양천구 소재 모 모텔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제보자 이 모 씨의 생전 모습.(사진=김사랑 씨)

지난 2일 이민석 변호사 등과의 식사 자리에서 찍힌 이 씨의 모습을 보면 이 씨는 밥그릇을 깨끗이 비운 것이 확인된다. 이 변호사는 “(다음날인) 3일 이재명 후보와 아내 김혜경 씨에 대한 고발장을 (고인인 이 씨에게) 보내줬다”면서 실종 직전까지 이 씨와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 씨가 ‘검찰이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을 계속 덮으려 한다”며 “(검찰이) 수사 좀 제대로 하도록 하기 위해 추가 고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이 변호사로부터 건네받은 이재명·김혜경 부부 고발장을 실종 전날인 지난 7일 검찰에 제출했다.

한 언론은 이 씨가 마지막 통화에서 지인에게 “연락이 안 되면 몸이 아파서 죽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이 씨의 죽음이 ‘병사’에 의한 것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취지의 보도를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도 이 씨 유족 측은 “죽음을 암시하거나 건강 악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으며,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이 씨의 제보를 받아 이재명 후보 고발에 나선 친문(親文) 시민단체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의 이민구 대표는 이 씨가 지난해 12월 유한기·김문기 씨 등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인사들이 연달아 극단적 선택을 한 데 대해 상당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하 녹음 파일 등을 깨시연 측에 제공한 이후 이 씨는 휴대전화도 바꿨다.

이 대표는 “이 씨가 모텔에서 지냈다는 걸 오늘 알았고, 내게도 장소를 말하지 않았다”며 “대장동 관련 두 번째 죽음(김문기) 이후 태도가 완전히 바뀌어, ‘늘 누가 뒤에서 따라오는 느낌이 들고 무섭다’고 내게 말했다”고 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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