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내에 도입된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14일부터 국내 코로나 환자들에게 투여된다. 이번에 들어온 팍스로비드는 2만 1천명분이다. 공급량이 한정된 만큼, 투약 대상이 정해져 있다.

14일부터 팍스로비드 무료로 투여...증상발현 5일 이내 투약, 까다로운 복용 방법 지켜야

투약 대상이 제한될 뿐만 아니라, 먹는 방법도 까다롭다. 함께 복용하면 안 되는 약도 많고, 복용 시간도 잘 지켜야 한다. 이런 사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팍스로비드는 단백질 분해효소를 차단해, 바이러스가 복제를 할 때 필요한 단백질 생성을 막아 증식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이다. 팍스로비드는 분홍색 '니트마트렐비르'와 흰색의 '리토나비르'로 구성된 복합제이다.

팍스로비드 1회분은 분홍색 타원형 '니트마트렐비르' 2정과 흰색의 장방형 '리토나비르' 1정으로 구성돼 있다. 한 번에 정제 3개를 모두, 1일 2회, 12시간 간격으로 총 5일간 복용해야 한다.
팍스로비드 1회분은 분홍색 '니트마트렐비르' 2정과 흰색의 '리토나비르' 1정으로 구성돼 있다. 한 번에 정제 3개를 모두, 1일 2회, 12시간 간격으로 총 5일간 복용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확산을 위해 자기 자신을 복제할 때 반드시 ‘3CL 프로테아제’라는 단백질 분해 효소가 있어야 하는데, 팍스로비드는 그 3CL 프로테아제를 자르고 변화시켜 활성을 차단한다. 따라서 초기에 사용할수록 효과가 좋다. 증상발현 5일 이내의 환자에게 팍스로비드를 처방하는 이유도 바로 이 점 때문이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 중증도 악화에 영향을 주는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 188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증상 발현 4일 내 치료제 투여 환자군의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89% 줄였다.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에 투약한 경우에는 환자의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85%까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증상 발현 5일 이내에 복용해야 한다. 14일부터 투약이 시작되면 10일 이후 확진자부터 팍스로비드 복용이 가능하다. 1월 10일 이전의 확진자 중에서도 팍스로비드 복용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이들은 원칙적으로 복용이 불가능하다. 증상 발현 5일이 지난 확진자에게 효과가 있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① 팍스로비드는 누구에게?

팍스로비드는 재택치료자나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중에서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큰 경증 및 중증도 성인 및 소아(12세 이상이고, 체중 40kg 이상) 환자에게 투약하는 약이다. 또한 B형간염이나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등 면역저하자들도 우선 투약 대상이다. 하지만 증상발현 경과 시간, 기저질환, 복용하는 약에 따라 제한이 많다. 기저질환자 중에서도 중증 신장 장애 환자와 중증 간 장애환자에게는 투여를 권장하지 않는다.

대상 환자는 처방을 받기 전, 반드시 본인이 복용하는 약을 의료 전문가에게 알려야 한다. 처방 단계에서 기존 복용 약물이 확인되기는 하지만, 일반의약품은 의료진이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팍스로비드와 함께 복용하면 안되는 의약품 20여 종은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을 조정하거나 변경을 할 경우, 동시 복용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 성분은 약 복용을 중단해도 팍스로비드 복용이 금지된다. 특정 성분이 리토나비르(흰색 알약)의 약효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② 반드시 5일간 복용해야

팍스로비드 1회분은 분홍색 '니트마트렐비르' 2정과 흰색의 '리토나비르' 1정으로 구성돼 있다. 한 번에 정제 3개를 모두, 1일 2회, 12시간 간격으로 총 5일간 복용해야 한다. 정제를 씹거나 부수면 안 되고, 3개를 동시에 통째로 삼켜야 한다.

식사 시간과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지만, 중단 없이 5일간 모두 복용하는 게 중요하다. 항바이러스제의 특성상 5일 분량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으면, 약제 내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약제에 내성이 생기면 다른 질환이 생겼을 때 제대로 치료를 받기 어렵다.

③ 복용 시간은 어떻게?

복용 시간은 식사 여부와 관계없지만,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12시간 간격을 지켜서 복용하는 것이 좋다. 복용을 잊은 경우, 정해진 복용 시간에서 8시간이 지나지 않았다면 생각나는 즉시 복용하면 된다. 만약 8시간 이상 복용을 잊었다면, 놓친 용량을 건너뛰고 다음 회차 용량을 정해진 시간에 먹으면 된다. 누락분 보충을 위해서 2회 용량을 한꺼번에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5일이 지난 뒤에 상태가 더 악화되거나 좋아지지 않으면,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약은 15∼30℃ 실온에서 보관하면 된다.

④ 팍스로비드 복용으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은?

복용 중 부작용이 생기면 담당 의료기관 등에 부작용을 보고하고, 팍스로비드 복용을 중단할 수 있다. 팍스로비드 복용 후 미각이상, 설사, 혈압상승, 근육통 등이 임상시험에서 관찰됐으나 증상은 대부분 경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작용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처방받은 의료기관에 연락해 처방 중단·변경을 상담해야 한다.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상담전화(☎1644-6223)나 한국화이자제약(☎02-317-2114)으로 신고·문의할 수도 있다.

부작용으로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으로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인과성이 인정되면 입원진료비, 사망일시보상금, 장례비, 장례일시보상금 등을 받을 수 있다.

⑤ 복용하던 약이 남으면 어떻게?

증상이 좋아져도 5일 치 약을 남김없이 모두 복용해야 한다. 중간에 이상반응 등으로 투약을 중단했다면, 남는 치료제는 보건소나 담당 약국 등에 반납해야 한다.

남은 약을 절대 판매해서는 안 된다. 불법 판매는 약사법으로 금지되는 행위이기 때문에, 위반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 등 처벌을 받는다. 남은 약을 가족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불법 판매 행위에 해당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14일부터 국내 환자에게 투여된다. [사진=MBN 방송 화면]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14일부터 국내 환자에게 투여된다. [사진=MBN 방송 화면]

⑥ 배송은 누가 어떻게?

재택치료자의 경우, 약국에 직접 가서 약을 수령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러 대안이 허용되고 있다. 공동격리자인 가족이 약을 대신 수령해야 하는 상황이면, 외출 허가를 받고 약국을 방문할 수 있다.

가족이 직접 방문하기 어렵거나 약국이 직접 배송하기 어려운 상황이면, 지자체가 배송업체를 사용하거나 관리의료기관이 배달해주는 등의 방안이 허용된다.

⑦ 오미크론 감염자에게도 효과적

팍스로비드 임상시험 참여자의 80% 이상은 델타 변이 감염자였다. 따라서 ‘최근 급증하는 오미크론 감염자에게도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제기되지만, 팍스로비드의 원리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된다.

팍스로비드는 단백질 분해효소를 차단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변이의 종류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아직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정식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것은 없지만, 임상시험 이전인 세포실험 단계에서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뮤 등 다양한 변이에 항바이러스의 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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