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다음달 4일 시작되기 때문에 이제 대선까지는 한달도 남지 않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여전히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고, 최근 불거진 그 어떤 이슈에도 양 후보의 지지자들은 귀를 닫고있는 상황이기에 이번 대선에서 남은 변수는 단일화 하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철수 후보는 이번 대선출마의 가장 큰 명분으로 정권교체를 내걸었고, 과거 문재인 박원순 두 사람과의 단일화에 대한 과오를 인정한 바 있기에 이번 대선에서의 단일화는 결국 윤석열-안철수 두 사람간의 문제다.

후보등록이 다가오면서 국민의힘 내에서 승세를 굳히기 위한 단일화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 원희룡 정책본부장 같은 사람은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여전히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냉담한 태도를 보인다. 이 대표의 이런 태도가 ‘꾀돌이’ 답게 단일화를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한 전술일 수도 있지만 안철수 후보와의 악연과 반감 때문이라는 지적도 많다.

197년 15대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김대중 후보에게 패배한 것은 두가지, 김대중-김종필간의 이른바 ‘DJP 연합’, 그리고 이인제 후보의 독자출마 때문이었다.

당초 이회창 후보 주변에서도 근본적으로 보수세력인 김종필 총재를 붙잡아 김대중 후보와의 연합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지만, 대세론에 취하고 집권 후 ‘나눠먹기’가 싫었던 이회창의 측근들은 JP 끌어들이기 대신 ‘3김청산’을 선거구호로 내걸었다.

당시 선거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이인제 후보의 독자출마, 이로인한 김대중-이회창 후보의 전체 표차 보다 훨씬 많은 이인제 후보의 부산 경남표 잠식 또한 이회창 캠프의 정치력, 포용력 부족 때문이었다.

5년 뒤 2002년 16대 대선에서 이회창 캠프는 월드컵 4강 신화로 국민적 인기를 모았던 정몽준 후보를 ‘없신여기는’ 과오를 범했다. 정몽준 후보 지지표를 결국 이회창 후보에게 흡수될 표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에 취해 노무현-정몽준간 단일화 드라마를 방치했다.

그 대선이 끝나고, 정몽준 후보 본인은 물론 측근들까지도 2002년 월드컵 후, 이회창 후보가 진정성있게 만나 단일화는 차치하고, 연합이라는 말만 꺼냈어도 노무현 후보 쪽으로 얼씬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회고한 바 있다.

정몽준은 근본적으로 자유 민주주의자였기 때문에 노무현 후보와 어울릴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최선의 전쟁은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아슬아슬한 승부가 아니라, “이겨놓고 하는 전쟁”이다.

패망의 길로 치닫고 있는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위해 압도적인 국민들이 정권교체를 열망하고 있는 지금, 국민의힘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운명을 걸어야 한다.

단일화가 끝내 결렬되더라도 막판 안철수 후보 지지표의 흡수여부는 단일화 과정의 진정성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선거전문가인 홍경의 단국대 객원교수는 “모든 선거전에서 최대의 변수는 구도의 문제라는 것이 불변의 진리”라면서 “온갖 공약에 대장동 의혹 같은 공격에 앞서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를 선거의 흐름과 구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