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 방송인 김어준씨는 7일 TBS라디오에서 여론조사의 한계성을 언급하며, ‘믿지 못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지난 4일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다스뵈이다’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는 7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최근의 여론조사는 참 예외적이다”며 여론조사법의 한계를 언급했다. [사진=TBS 유튜브 캡처]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는 7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최근의 여론조사는 참 예외적이다”며 여론조사법의 한계를 언급했다. [사진=TBS 유튜브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다소 뒤처지는 여론조사들이 여럿 발표되는 상황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앞서는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윤석열이 앞서는 대다수 여론조사 신빙성에 ‘물타기’ 시도?

이날 오전 발표된 3개의 여론조사에서는 모두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는 36.6%인 윤 후보가 35.7%인 이 후보를 오차범위 내(0.9%p 격차)에서 앞섰다.

TBS-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선 윤 후보 44.6%, 이 후보 38.4%이다. 6.2%p 차이로 윤 후보가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선다.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윤 후보 43.4%, 이 후보 38.1%로 나왔다. 오차 범위 밖인 5.3p% 격차이다.

그러나 김어준씨는 이날 이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온 중앙일보 조사만 꼬집어서 ‘정합성 문제’를 제기했다. 중앙일보가 여론조사 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이다, 윤 후보가 앞선 다수의 여론조사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중립적인 분석’이라는 이미지를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처럼 중립성을 가장하면서 윤 후보가 리드하고 있는 최근 지지율 추이가 여론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논리를 편 것이다. 이를 통해 윤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집계된 대다수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물타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일 처음이라는 김어준, “정권교체 여론은 떨어졌는데 윤석열 당선 가능성은 올라가”

그는 최근 대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와 관련해 “여론조사가 참 예외적이다. 지난 어떤 대선과도 다르다”며 “여론조사 기관마다 수치가 차이나는 건 당연한 건데, 한 조사 안에서도 정합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20년 가까이 매일 여론조사를 봐온 입장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직전 여론조사보다 올라갔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 비해 오차범위 안에서 살짝 앞선다고 밝혔다. 그런데 김씨의 눈에 거슬린 부분은 “당선 가능성은 거꾸로 윤 후보가 올라갔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김씨는 “정권교체 여론이 올라갔느냐, 그건 떨어졌다”고 지적하며, 한 여론조사 안에서도 ‘정합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해당 조사에서 이 후보는 같은 조사기관이 실시한 지난달 15~16일 조사에 비해 지지율이 4.7%포인트 올라 38.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윤 후보는 0.9%포인트 올라 36.8%로,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접전을 벌였다.

반면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45.1%, 이 후보는 36.5%였다. 또 ‘정권유지 대 정권교체’ 관련 질문에 ‘정권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답변은 53.8%로, 지난 조사보다 2.7%포인트 줄었다.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답변 비율은 34.5%에서 소폭 상승한 36.6%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씨는 “각각의 수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 조사 안에서의 정합성은 서로 맞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같은 기간 동안, 한 조사에서는 정권교체 여론이 높아졌다. (반면) 다른 조사는 정권교체 여론이 확 줄었다. 이렇게 차이 나는 건 이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선 확률 99%였던 힐러리가 낙선했던 미국 대선까지 소환해

그는 “지금 민심의 변화가 그만큼 요동친다, 이렇게 해석할 일인지 지금 현재 민심을 읽기에는 여론조사가 한계가 있다고 봐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라며 “저도 20년 가까이 매일 여론조사를 봤는데 이런 건 처음 본다”고 했다.

김씨는 여론조사의 한계성을 지적하기 위해, 2016년 미국 대선까지 소환했다. 선거 당일 모든 여론조사 기관이 힐러리가 당선될 확률이 99%라고 예측했지만, 트럼프가 당선됐다는 사실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후 미국에서 여론조사 방식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이어 “국내에서도 2008년 지방선거 때 결과가 너무 안 맞아서 여론조사 기관들이 스스로 측정 방법을 보정한 적 있었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결과에 따라서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본심 드러낸 김어준, “여론조사로 여론을 만들려는 보수의 기획” 주장

김씨가 여론조사를 못믿겠다고 한 것은 7일 TBS 방송에서만은 아니다. 지난 6일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다스뵈이다’에서도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며 “여론조사로 여론을 만들려는 보수의 기획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개인 방송에서는 본심을 드러낸 것이다.

심지어 김씨는 “여론조사 직원 3명인 회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가 포탈 탑에 걸려 있다. 그 수치는 하필이면 윤석열 후보가 앞선다”고 주장했다. 2030 특히 남성을 타깃으로 해서, 이대남이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 윤석열 후보가 높게 나온 여론조사를 돌리고, ‘그럼 이게 대세인가?’ 하고 받아들이게 한 다음, 다시 그 사람들을 상대로 조사를 돌리면, 이틀만에 그 연령대의 지지율이 20~30%에서 60%까지 올라가는 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건 전쟁 나야 나올 수 있는 지지율”이라며 “착시고 과표집이다”고 꼬집었다.

‘샤이 이재명’ 있다며 지지층 결집 호소

여론조사업체 윈지코리아컨설팅 박시영 대표는 지난 4일 방송된 유튜브 ‘다스뵈이다’에서 ‘샤이 이재명을 언급하며, 투표 당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선택할 지지층이 많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사진=다스뵈이다 캡처]
여론조사업체 윈지코리아컨설팅 박시영 대표는 지난 4일 방송된 유튜브 ‘다스뵈이다’에서 ‘샤이 이재명을 언급하며, 투표 당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선택할 지지층이 많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사진=다스뵈이다 캡처]

김씨는 연이어 “대선은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거다. 평소 여론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투표한다. 보궐선거 투표 안 한 사람들도 대선에서는 한다”며 “이번은 유난히 그럴 거라고 보는데. 여론조사로 너무 기뻐하거나 슬퍼하지 말라”고 친여 지지자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결과를 ‘보수의 기획’이라고 폄훼하면서, 이런 보수의 작용에 대해 (친여 지지자들의) 반작용이 분명히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에 여론조사업체 윈지코리아컨설팅 박시영 대표가 “샤이 보수라는 말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 않나?”라며 “샤이 이재명이 있다”며 “이 후보 개인적 구설수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재명을 지지하지 못하지만,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후보)보다는 낫지 하고 투표장에 가실 분이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어 박 대표는 “스윙층이 꽤 많다. 이랬다, 저랬다 한다. 끝까지 긴장감을 갖고 누가 열심히 뛰느냐(가 중요하다)”라며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스윙층의 표심 기준은 정당 요인보다는 인물 요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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