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이자이익이 평균 15% 가까이 늘어 32조원을 돌파했다. 은행들은 올해가 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 지원 종료 등 코로나19 관련 부실이 드러날 해인지라 발생한 이익 여력으로 충당금을 늘리는 등의 대비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모두 32조2천64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8조905억원) 대비 14.86%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KB금융그룹의 이자이익은 11조2천296억원으로 유례없이 10조원을 넘어섰다. 하나금융그룹의 이자이익은 7조4천372억원, 우리금융그룹의 이자이익은 6조9천857억원, 신한금융그룹의 이자이익은 6조6천118억원이었다. 모두 전년 대비 15% 내외의 이자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더 빨리 오르면서 예대마진이 커졌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의 은행권 가중평균 금리 통계 등에 따르면 각 금융그룹의 순이자마진(NIM)은 1년 새 KB는 0.10%포인트(2020년 4분기 1.75%→2021년 4분기 1.85%), 신한은 0.07%포인트(1.76%→1.83%), 하나는 0.16%포인트(1.55%→1.71%), 우리는 0.14%포인트(1.53%→1.67%) 등 대체로 0.1%포인트 안팎 늘었다. 

금융그룹들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사태로 대출이 급증하면서 역대 최대 이자이익과 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부터 대출 부실이 서서히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주 4대 금융지주의 컨퍼런스콜에서는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후 부실 예상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되며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 부실 위험에 대비한 준비는 어떻게 되는지 등에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다. 

금융지주들은 대출 부실 위험이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과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대출 연체율이 낮고 담보 비중이 크다는 점, 다중채무자의 경우 개인대출 등을 다 합쳐 관리하고 있다는 점, 이미 적립한 충당금으로 차주 부실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금융그룹은 대출 부실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충당금을 더 쌓아나갈 계획이다.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등은 두 해에 걸쳐 같은 성격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한 언론에 "건전성 부분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데, 가계 대출자 중에서도 금리 인상에 따라서 연체 가능성이 있는 대출자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특히 다중채무자와 신용등급 5등급 이하, 고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대출자를 선별해 충당금을 쌓았다"고 밝혔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