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일을 앞둔 20대 대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대선이 끝나자 마자 지방선거가 이어진다는 점이다. 대선이 끝나고 두달도 안되는 6월1일에 제8회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사실상의 2022년에는 대선-지방 동시선거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15일 이번 대선의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전국 어디서나 각 후보의 유세현장마다 가장 맹렬히 선거운동을 하는 운동원은 여야 불문,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를 꿈꾸는 사람들이다.

대통령 후보 유세에 맞춰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인데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이번 대선 결과가 지방선거 승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각 정당이 이번 대선에서의 활동 및 성적을 지방선거 공천과 연계시키고 있는 것도 지방선거 출마자들로 하여금 대선에 사활을 걸도록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그동안 대선 등 큰 선거가 끝나면 성적표에 따라 당협위원장 교체 등 ‘조직정비’를 해온 것이 정치권의 관행이었다.

19대 대선 1년 뒤인 4년전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는 대선 승리의 기세를 이어간 민주당이 압승했다.

당시 민주당은 서울 인천시장 및 경기도지사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을 ‘싹쓸이’ 한 것은 물론, 서울과 인천시의 구청장과 경기도의 시장 군수 등 수도권 기초단체장 66석 중 62석을 가져갔다.

서울과 인천의 시의원, 경기도의 도의원 등 광역의원은 민주당이 271석, 자유한국당이 12석, 정의당 4석, 바른미래당 2석이었다.

현재 수도권의 시장 군수 구청장 등 기초단체장 대부분이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열세를 보이고 있는 이재명 후보에게 큰 위안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다시 공천을 받아 당선되기 위해서는 대선 성적표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방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 공천을 100% 대선 득표율과 연계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때문인지 최근 수도권 지자체마다 주차단속이 한결 느슨해지는가 하면, 방치된 보도블럭을 새로 깔거나 도로포장 작업이 부쩍 늘었다는 이야기가 나도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수도권 어디를 가도 시장 군수 한명 없는 없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마냥 불리한 것도 아니다. 현직 시장 군수 구청장이 없다보니 출마희망자들의 공천경쟁이 매우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현직이 없다보니 수도권 시 군 마다 국민의힘 기초단체장 공천지망자는 최소 4~5명에 이르는 실정이고 공천경쟁이 앞서가기 위해 윤석열 후보 선거운동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경기 북부 한 지자체의 경우 국민의힘 시장출마 희망자가 5명인데, 국회의원인 당협위원장으로부터 “대선 선거운동을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두고 보겠다”는 언질을 받고 경쟁적으로 지역을 누비고 있다.

이런 현상은 여야 불문, 광역 기초의원 출마희망자들에게도 마찬가지여서 이번 대선의 선거운동 열기가 역대 어느 대선보다 뜨거워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민주당이 수도권 시장 군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지금같은 박빙 판세에서 선거 막판 큰 변수가 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대해 최근 수도권의 한 단체장은 가까운 지인들에게 “나 자신의 공천과 본 선거 승리를 위해 대선 승리를 바라지만 요즘 공무원들의 정치성향이 딱 부러지는데다가 온갖 폭로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무슨 일을 하겠느냐”고 토로했다고 한다.

이상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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