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정상회담 시간낭비...북한에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진전 이룰 보호막 제공”
“지난 한국 정권의 햇볕정책에도 북한의 주요 위협은 여전히 존재...대선에서 한국사람들이 투표할 때 북한의 위협을 다루는 최상의 방법이 무엇인지 스스로 자문해야”
“미국은 매우 허약한 대통령 가져...바이든 행정부, 중국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사진=V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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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북한의 정권교체 가능성과 북핵 프로그램에 대한 무력 사용이 배제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문제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강조하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튼 전 보좌관은 이날 공개된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등 고위급 차원의 관여가 필요하다는 일각의 제안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다.

북한이 올해 중거리미사일을 포함해 7차례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에 대해 그는 “핵무기와 미사일을 포함해 미국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운반가능한 핵무기를 확보하려는 북한의 오랜 결의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볼튼 전 보좌관은 “많은 사람들이 실험 등 눈에 보이는 북한의 행동에 대해서 판단하고 이에 담긴 정치적 의미를 읽으려고 하지만 북한이 많이 보유한 지하시설에서 이뤄지는 일에 대해서도 알아볼 게 많다”며 “북한은 이런 시설을 외부에는 드러내지 않은 채 유지하면서 동시에 많은 실험을 한다. 아마 북한정권이 몰락할 때까지 그들의 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정확한 일정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눈에 보이는 실험 없이도 미사일의 노즈콘(앞부분)에 들어갈 수 있고 다양한 사거리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핵 장치를 설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제기하는 당장의 위협은 중거리미사일 범위 내 목표물에 대한 위협이지만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가 여러 가지 다른 방식으로 먼 거리까지 운반될 수 있다는 불편한 현실을 마주해야 하며 이것이 바로 북한의 위협이 현재적이며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볼튼 전 보좌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것과 관련해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오랫동안 중국이 북한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도록 내버려 뒀다”며 “중국은 30년 동안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마치 ‘객관적인 제3자’인양 행동했지만 중국이 유류 등 에너지 공급과 식량, 인도주의 지원을 끊기만 해도 북한정권은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는 미국이 대중, 대북 정책 재조정에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그 중심에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것과 관련해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에서 인도, 일본, 호주 등과 쿼드 회의를 하고 호주에 핵 역량 잠수함 보유를 가능하게 한 ‘오커스’ 출범 등 몇 가지 일을 했지만 중국은 전략적으로 상대하는 데 있어 바이든 행정부는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북한에 허용돼서는 안 되는 자유가 주어졌다는 지적이었다.

또한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제재 이행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볼튼 전 보좌관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 말에도 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 등 많은 제재 위반을 내버려 뒀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제재 이행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며 “북한은 오랫동안 허점을 악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는 미중관계가 매우 긴장 상태이기 때문”이라며 “북한의 핵 위협은 동아시아를 넘어 갈수록 세계로 확산되고 있으며 북한이 이런 역량을 보유하는 한 경화 획득을 위해 이란처럼 테러조직이나 다른 불량 국가에 핵무기를 판매하거나 핵 기술을 이전할 수 있다”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볼튼 전 보좌관은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강행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의 강력한 결의안 추진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은 북한에 보호막을 제공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 문제에서도 그랬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위협하거나 중국이 타이완 혹은 한국 등을 위협할 때 서로 보호막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을 포함해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은 역내에서 우리가 직면한 위협의 본질에 대해 함께 진지한 논의를 해야 한다”며 “우리가 한국에 존재하는 것과 같은 정부 형태로 한반도 통일을 추구해야 하느냐의 문제도 미국의 대외정책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했다.

볼튼 전 보좌관은 미북 정상회담이 시간낭비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북)정상회담은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서 조직적으로 추가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보호막을 제공했다”며 “북한은 겉으로는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는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추가 진전을 이루기 위한 ‘위장술’에 불과했다”고 했다.

볼튼 전 보좌관은 “북한정권이 핵무기 포기를 원한다는 분명한 전략적 결단을 내릴 준비가 될 때까지 어떤 진전을 이루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은 과거 30년간 여러 차례 ‘우리는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말로 결정하고 그래야 할 상황이 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사실 북한이 핵무기 포기를 원한다는 증거는 없다”며 “북한은 경제 제재 완화를 원하고, 제재 완화를 얻기 위해 틀림없이 많은 것들을 약속할 것이지만 비핵화를 한다는 약속은 전혀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북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미국에 가능한 옵션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선택지는 별로 없고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미국은 이런 정권에 인질로 잡혀서는 안 된다”고 했다. 볼튼 전 보좌관은 “이것이 바로 정권 교체 가능성이나 필요한 경우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무력 사용이 배제돼서는 안 되는 이유”라며 “아무도 이런 것을 보길 원하지 않지만 나는 미국 도시들이 세계 유일의 공산주의 세습정권에 인질이 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다만 볼튼 전 보좌관은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이 가능한 상황(조건)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장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는 중국이 이와 관련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철저하게 검토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세계가 중국에 대해 북한정권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역량을 사용하든지 아니면 ‘핵무기를 가진 북한이 괜찮다’는 것인지 분명히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오는 3월 9일 한국 대선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1월 미사일 발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을 한국사람들이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지난날을 보면 수사와 햇볕정책, 분위기 좋은 회담 등이 있었지만 한국에 대한 북한의 주요 위협은 여전하며 한국사람들이 투표할 때 이런 위협을 인정하고 ‘이것을 다루는 최상의 방법이 무엇인지’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나는 바이든 정부를 걱정한다”며 “우리는 매우 약한 대통령을 가졌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에 사로잡혀 있으며, 아프가니스탄 철수는 큰 실수였다는 지적이었다. 볼튼 전 보좌관은 “중국, 북한, 이란, 러시아 등은 이를 허약함의 표시로 읽을 것”이라며 “매우 심각한 아프간 위기와 관련해 미국이 바른 일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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