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들, 상황실서 휴대폰으로 유튜브 감상, 부동산 구경, 지인과 음성통화를 일삼아...”

지난 1월 1일 육군 22사단 GOP(일반전초) 철책을 넘어 월북한 탈북민 사건과 관련해 당시 초동 조치 과정에서 부대 측이 중요 보고를 누락하고 해당 장병들에게 입단속을 시켰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다.

자신을 22사단 GOP에서 복무하는 병사라고 소개한 A씨는 21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22사단 월북사건 발생 전과 그 후”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22사단 월북 사건 당시 사건 은폐 의혹과 월북 사건 전후 간부들의 직무유기와 갑질을 고발하려고 한다”고 했다.

A씨는 이 글에서 “평상시에는 상황실의 영상감시 모니터를 지켜봐야 하는 중대 상황 간부들은 상황실 내에서 개인 휴대폰으로 유튜브 감상, 부동산 구경, 근무와 관련되지 않은 지인과의 음성통화를 일삼았다”며 “북한 귀순자의 월남과 아군 남책에서 월북하는 미상 인원을 대비하여 상황실의 자리를 상시 유지해야 하는 상황 간부들은 흡연하러 간다며 자리를 비우기 일쑤였고 근무 시간 내내 상황병과 농담하며 욕설과 비속어를 병사들 앞에서 남용하였다”고 했다.

이어 “심지어는 중대 영상감시병의 아군 GP를 겨냥하고 있는 적 GP의 총 안구 개방, 섹터 내 인원 유동 보고를 대대에 보고하지 않고 자체 누락해버리는 간부들도 있었다” “상황 간부들은 상황을 지휘하긴커녕 상황조치 매뉴얼을 몰라 지휘 대신 현장 확인을 재촉하기만 하였고 이런 일들이 일상화가 되며 상황실에서의 근무 지침은 휴지조각이 되었다”고 했다.

A씨는 “결국 22년 01월 01일 18시 40분경 철책 상단부 압력에 의한 광망 절곡의 센서 감지 경보가 울렸음에도 상황실의 상황 간부를 포함한 그 누구도 미상 인원이 아군 열영상 카메라의 정중앙에 40초간 월책하는 화면을 관측하지 못하였고 해당 센서 감지 경보를 상황 종료하기 이전에 꺼버리는 등의 미숙한 행동을 보였다”며 “심지어는 상황 조치를 하던 박 모 병장의 ‘사람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철책 상단부에 압력을 가한 것 같다’는 상황보고를 대대에 보고하지 않고 대대 지휘 통제실에서는 상황을 20분 내로 상황을 오경보로 무마하였다”고 했다.

A씨는 “결국 21시경 포착된 DMZ 내의 열영상 장비로 인원이 유유히 DMZ 지형을 따라 적 종심 거점으로 이동함을 뒤늦게 식별하였다”며 “중대장은 이후 합참과 육본의 조사에서 절곡 경보를 껐다는 사실과 박 모 병장이 당시 상황 간부에게 미상 인원이 월책하며 철책 상당부에 압력을 가한 것 같다는 중요한 보고를 자체 누락시켰고 이 과정에서 중대 영상감시병들에게 조사관과 검열관이 와서 물어보더라도 상황 증언이 통일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이야기를 꺼내지 말라고 입단속을 시켰다”고 했다.

이어 “결국 조사 과정에서 절곡 경보가 오류로 꺼진 것이 아닌 인원이 껐다는 것이 영상감시병의 진술서 내용에서 밝혀지지 그제서야 급급하게 말을 바꾸었다”고 했다.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해당 부대는 철책 센서 감지 경보를 상황 종료 전에 끈 것과 미상의 인원이 철책 상단부에 압력을 가한 것 같다고 보고한 것을 합동참모본부와 육군본부의 조사 초기에 고의로 누락한 것이다.

이에 대해 부대 측은 “합참 전비태세검열실 조사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보고했다”며 “관련 인원들에 대한 조치는 절차대로 진행 중”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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