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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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북한군의 종교인 학살 실태가 드러났다.

진실화회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살화해위)가 최근 서울신학대학교 박명수 교수팀에 의뢰해 진행한 ‘6.25전쟁 직후 기독교 탄압 학살 연구’에 따르면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 직후 이뤄진 북한군의 퇴각 과정에서 북한군 점령 지역에서의 종교인 학살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50년 9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약 1달동안 북한군에 의해 희생당한 개신교인은 1026명, 천주교인은 119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살해 수법도 다양했다. 충남 논산 소재 병촌교회에서 북한군과 공산당원들은 “예수를 믿으면 다 죽이겠다”고 협박하고 교인들을 삽·몽둥이·죽창 등으로 구타하고 구덩이에 파묻었다. 전북 김제 소재 만경교회에서는 교인들을 쇠망치로 때리거나 죽창으로 찔러 죽인 후 그 시신들을 우물에 버렸다. 전북 정읍에서는정읍경찰서 유치장에 감금된 정읍교회 교인 167명을 불태워 죽이고 150명은 집단 학살 후 인근 폐광에 매장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학살이 일시적·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고 계획된 숙청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북한군이 개신교·천주교 등 기독교 신자들을 집중적으로 학살한 데에는 한국 기독교가 이전부터 ‘반공’ 입장을 분명히 해 온 배경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일성 역시 기독교를 ‘악질 종교’로 규정하고 그 처벌을 직접 명령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문헌 자료와 관련자 증언 수집, 피해 지역 방문 등의 방법으로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다.

김광동 진실화해위 상임위원은 “적대 세력의 기독교인에 대한 집단 학살과 종교 말살 정책을 국가기관이 공식 확인한 것이 이번 조사의 의미”라며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피해 구제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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