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율 시민기자
김원율 시민기자

2월 21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토론 중에서 한국의 원화가 곧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마 초딩도 똑똑한 애는 이 말을 들으면 배꼽을 잡고 웃었으리라. 기초부터 설명해보자. 인간이 경제활동을 시작한 이후 초기에는 화폐가 없었으므로 물물교환을 통해서 자기가 필요로 하는 재화를 구했다. 그리고 그 교환가치의 결정에는 재화의 희소성이 큰 기준이 되었다. 공기가 없으면 사람이 죽지만 이는 자연에 무한대로 존재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별로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며 역으로 다이아몬드가 실생활에서 누리는 효용보다 막대한 교환가치를 지니는 것은 그만큼 희소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물물교환대신 교환의 편리성을 도모하기 위해 국가가 강제로 통용을 인정한 법화가 교환의 매개물로 인정받게 된 것은 인류의 경제발전을 이루는데 큰 작용을 하였으나 이 법화도 정부가 무한대로 발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화폐도 물물교환의 일방당사자이기 때문에 역시 희소성이 있어야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화폐의 발행 역시 일방에는 그에 상응하는 재화의 생산이 있어야 한다. 미국의 달러화도 1971년 미 대통령 닉슨이 금 태환(兌換)을 정지시키기 전까지는 달러 발행에 상응하는 금보유가 필요하였다. 

재화가 없이 화폐를 마구 찍어내면 베네수엘라처럼 콜라 한 잔을 사기 위해서도 옮기기 힘들 정도로 돈 다발을 들고 가야 된다. 돈 값이 거의 제로이기 때문에 장작을 사서 때기보다는 차라리 장작을 살 수 있는 돈으로 불을 때는 것이 낫다는 국가 폭망(暴亡)의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지금 ‘경기도의 차베스’라는 이재명이 지향하는 나라가 바로 이런 나라이다. 

천문학적으로 국가 빚을 내어 포퓰리즘 정책을 마구 펴는 이재명에게 이를 추궁하자 이재명이 드디어 기축통화 운운 하는 망발을 저지른 것이다. 기축통화가 되면 전 세계의 생산량을 기준으로 예를 들어 달러가 발행되기 때문에 미국은 인플레를 겪지 않고도 달러를 찍어낼 수 있다. 그러나 기축통화국은 근본적으로 무역적자국이어야 한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개도국의 산업화, 소득증대를 견인하여 왔으며 전 세계의 무역확대를 가져 온 것이다. 

그리고 세계 경제 2위의 중국의 위안화나 세계경제 3위의 일본의 엔화도 막대한 경제적 지배력에도 불구하고 기축통화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이들 나라가 근본적으로 무역흑자의 기반위에서 유지 가능한 경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한 나라가 기축통화가 되려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다가 지금 겪고 있는 미국과 EU로부터의 경제고립과 분리(Decoupling)처럼 엄청난 경제적 도전을 각오해야 한다. 

기축통화국은 조금의 경제 상식이 있어도 지금 한국의 경제 상황에서 곧 되느니 마느니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경제규모도 문제거니와 경제구조, 미국과의 관계 등 모든 문제에서 기축통화국이 된다는 것은 한국이 미국만큼이나 세계 경제를 주름잡을 수 있으며 세계적인 패권국가가 된 다음에야 가능할 것이다. 또한 미국이 지금 세계 질서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은 자유민주주의와 세계화, 시장경제의 질서를 유지하는 근본이 된다. 미국은 지금까지 세계적 패권을 장악한 나라 중 가장 덜 압제적인 국가이기 때문이다.

김원율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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