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유럽연합(EU)과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제재를 일제히 발표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군대를 보내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EU와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이를 국제법과 국제적 합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행위라고 규탄하며 제재를 경고한 바 있다.

독일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베를린에서 기자들에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러시아 행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을 위한 승인 절차를 중지하는 조처를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노르트 스트림-2는 러시아에서 발트해 밑을 통과해 독일 해안에 이르는 장장 764마일(약 1천230㎞)의 파이프라인으로, 이를 불허하는 것은 대러 제재의 핵심으로 꼽혀왔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독일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천연가스를 확보하기 위해 2012년 이 사업을 개시했다.

영국도 러시아 은행 5곳과 재벌 3명을 제재하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영국 내 자산동결, 영국 개인·기업과 거래 금지, 입국금지 등의 제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기업인인 겐나디 팀첸코와 보리스 로텐베르그, 그의 조카인 이고르 로텐베르그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영국은 추가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가 런던 금융시장에서 국채발행을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러시아에 대한 신규 제재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이번 제재에는 두 지역 독립 승인에 관여한 러시아 하원 의원 등 개인은 물론 러시아의 의사 결정권자에게 자금을 대는 은행과 돈바스 두 지역에 있는 다른 사업체 등이 포함된다.

EU는 또한 DPR, LPR 지역과 EU간 무역을 금지할 것이고 EU 금융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러시아 정부의 능력을 제한하기로 했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제재 패키지가 러시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EU와 영국이 결정한 제재에 대해 기존 조치에서 특별히 더 나아간 것이 없으며 강도 또한 약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보수당 소속으로 하원 외교위원장인 톰 터겐다트 의원은 "제재는 크렘린이 다시 생각하도록 만들어야만 의미가 있다"면서 "미국의 제재를 반복하는 것보다는 효과를 낼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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