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뒤 부터는 대선관련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선거전’이 시작된다.

그리고 4일과 5일 사전투표가 실시된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초박빙, 사실상 동률 상태다.

그렇다면 남은 일주일 대선전은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에 유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주당, 좌파진영은 선전선동에 선수들이다. 운동권 시절부터 그렇게 살았고, 광우병 파동, 세월호, 촛불시위 때 그 실력을 보여주었다.

사전투표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참여를 주저하는 보수, 윤석열 지지자들과 달리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대거 사전투표로 몰릴 것이다.

4일부터는 “이재명 후보가 20%를 앞서고 있다”느니 “이제 9일 본투표에 아무리 윤석열 표가 많이 나와도 역전불가” 등등의 선전물들이 SNS에 난무할 것이다.

이것은 굳이 익명의 형식이 아니라도 좌파진영의 여론조사 관계자, 전문가들이 작년 보궐선거 때 이미 선보였던 방식이다.

여기에 국민적 영향력이 가장 큰 공중파방송 3사를 비롯 다수의 기존 언론 매체들이 이재명 후보 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그동안의 선거보도 양태로 드러난 바 있다.

막판 상대후보를 겨냥한 ‘한방’이 터질 때 어느 쪽이 더 타격을 받을지 뻔히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래서 야당 후보는 투표일 전 까지 10% 표인트 정도는 이기고 있어야 안심할 수 있고,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사람들이 윤석열-안철수 단일화를 그렇게 염원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문재인대통령님”, “존경하는 김대중 노무현대통령”이 초래한 ‘안철수의 덫’

당초 ‘박빙의 승부’가 아니라, ‘이겨놓고 하는 전쟁’을 위한 최대 과제로 꼽혔던 단일화는 물건너갔다.

2002년 대선 때, 정몽준 후보처럼 투표 하루 전날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 해봐야 아무런 영향도 없고, 역효과만 생길 뿐이다.

이제 윤석열 후보로서는 현재 10% 정도로 추산되는 안철수 후보의 표를 최대한 많이 끌어오는 수 밖에 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단일화가 아닌, ‘자강론’을 주장한 사람들의 전략이 성공하지 못했던 것은 윤석열 후보의 어긋난 ‘포지셔닝’ 전략 때문이다.

윤 후보의 “우리 문재인 대통령님” 발언을 비롯, 거듭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 표시는 중도층 및 호남표를 겨냥한 것이었다. 소위 외연확장 전략에 따른 포지셔닝이다.

그런데 2~3주 전까지 최소 5%포인트 이상 앞서던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한 영남지역에서 대거 빠지면서 이재명 후보와 동률이 되고 말았다.

자강론자들이 예상했던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예상보다 빠지지 않은 것 또한 윤석열 후보의 이런 불분명한 태도 때문이다.

평상시 말로는 동서화합, 국민통합을 외치는 정치인들이 특히 영남지역에 출마하는 경우 선거가 다가오면 5·18 같은 호남행사 참가를 극도로 자제해왔다. 민주당 후보들도 마찬가지였다.

윤석열 후보가 진작에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국민(52~55%)보다 지지율이 넘어섰다면 국민통합 프레임은 선거에 도움도 되고 바람직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남은 기간 윤석열 후보가 안철수 후보 표를 최대한 끌어오기 위해서는 이번 선거가 정권교체를 둘러싼 전쟁임을 분명히 해야한다.

적이 누군지도 분명히 규정하지 않고서는 전쟁을 할 수도, 이길 수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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