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저녁에 외빈만찬 같은 일정이 없으면 청와대 관저에서 술을 겸한 저녁자리를 즐기곤 했다.

당시 청와대 공관에서 저녁 술자리에는 1970년대 경남 김해에 있는 장유암이라는 절에서 함께 고시공부를 한 인연으로 민정수석과 총무비서관으로 청와대에 근무했던 박정규 정상문, 그리고 부산에서 변호사를 함께 한 문재인 비서실장에 오래전부터 이 멤버들을 잘 아는 권양숙여사도 함께하곤 했다고 한다.

여기에 외부 인사로 노무현 대통령의 저녁 술자리에 자주 불려오는 두 사람이 있었는데, 유시민과 조국이었다. 유시민과는 정치토론, 법대 교수인 조국과는 검찰 법원문제 등 사법개혁이 대화거리였다.

그런데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유시민, 조국 두 사람에 대해 했던 이야기는 사뭇 달랐다.

유시민에 대해서는 그의 명석함과 기발한 논리에 감탄을 하면서도 ”그런데 당신은 정치하고는 안어울리는 것 같아요. 앞으로 정치보다 책을 많이 쓰세요“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반면, 조국에 대해서는 몇차례나 ”인물, 신언서판(身言書判), 생각을 볼 때 우리 조국 교수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해서 대통령을 하면 좋을텐데“라고 했다는 것이 당시 참석자의 기억이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취임과 함께 조국을 민정수석으로 발탁하면서 장차 대통령으로 까지 키워보고자 했던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 다수가 그런 느낌을 받았고, 이것이 나중에 국민들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양상으로 조국사태가 흘러가는 원인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골검사’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으로 발탁하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걱정이 많았다.

역대 정권에서 윤석열 같은 ‘특수통 강골’을 검찰총장을 임명한 적이 없었던 것은 ‘이심전심(以心傳心)”이 안되고 정권에 칼을 겨눌 가능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정권에 대한 대대적인 ’적폐수사‘로 자신의 통치권을 확립한 윤석열에게 과감히 임명장을 주고 말았다.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장차 법무부장관으로 보내 경력을 키워줄 조국과 ’드림팀‘을 이뤄 문재인식 검찰개혁 사법개혁을 해주리라는 기대였다.

이번 대선에서 화제가 됐던 당시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의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찬사가 나온 배경이다. 하지만 저주로 돌변하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추미애를 법무부장관을 시켜 견제하고, 윤총장 주변 먼지털기로도 안되자 직무정지를 시켰지만 오히려 ’국민영웅‘에 대통령이 되고 말았다.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후보에 대해 강력한 견제구를 날리는 등 그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고자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전 청와대 비서실장 임종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후 안전을 위해서라도 윤석열이 대통령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이제는 전현직 대통령 사이가  된 문재인 윤석열 두 사람의 인연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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