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과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회동한다. 대선이 끝나고 딱 일주일만의 만남이다.

지난 일주일간 문 대통령에게 윤 당선인과의 만남보다 중요한,특별한 일정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청와대가 두 사람의 회동에 일주일을 끈 것은 감정정리와 기세싸움의 측면에서 해석 가능하다. 대선 다음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당선인에 대한 축하와 더불어 이례적으로 낙선자를 지지한 국민들에 대한 위로까지 덧붙이면서 눈물을 흘린 것에서 윤석열 당선을 바라보는 청와대의 감정은 그대로 드러났다.

일주일은 내키지 않은, 선뜻 축하해 주고 싶지않은 기분, 선거가 끝나자 마자 냉큼 만났을 때, 친문세력과 그 지지자들이 느낄 섭섭함을 달랠 시간으로 받아 들여진다.

문제는 이 회동이 윤석열 당선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하고, 문 대통령은 자신의 최측근이자 부정선거를 통한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으로 감옥에 있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을 끼워넣는 포로교환 회담으로 전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할 것이라는 점은 당선인측의 김은혜 대변인이 확인한 사실이다. 여기에 윤 당선인의 최측근인 권성동 의원이 15일 아침 문 대통령이 이 전대통령의 사면에 김경수 전 지사를 끼워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청와대가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권성동 의원이 이른바 핵심 ‘윤핵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경수 끼워넣기에 대한 그의 전망은 단순한 예상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던지는 카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지난 연말,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하지 않은 것을 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책임론과 더불어 김경수 전 지사 사면을 위한 교환카드용이라는 해석이 있었다.

이렇게 된다면 문재인- 윤석열 만남은 국가운영 지속성을 위한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대국적 회동이 아니라, 한낮 포로교환 회담으로 전락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다.

사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문제는 현 정권, 문재인 대통령 쪽에 더 부담이 되는 이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단죄한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임기말 사면하고 퇴임한 이래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는 사법처리한 현직 대통령이 결자해지하고 퇴임하는 것이 관행화 됐기 때문이다.

어차피 새 대통령의 취임식이 두 달도 안남은 상황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면하지 않고 퇴임할 경우 모양새가 빠지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오히려 이번 회동을 앞두고 주목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측근들이 온갖 졸렬한 수단을 동원해 자행했던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낼 것인지 여부다.

정상이라면 “(그런 식의 찍어내기가) 내뜻이 아니었다”라는 식으로 문 대통령의 사과표명을 예상할 수도 있지만 그럴리는 만무해 보인다.

윤석열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면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갖춰야 하겠지만 국민통합, 화합이라는 미명하에 전쟁 중 평화회담 하듯 저자세로 일관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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