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원유·천연가스·밀 등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악화하고 있다.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연초 이후 이날까지 약 45%, 브렌트유는 약 48% 각각 뛰어올랐다.

골드만삭스, 바클리스 등의 애널리스트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너지 정보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는 올여름 240달러 도달 가능성도 언급했다.

천연가스 가격도 폭등했다. 러시아는 2020년 기준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며, 특히 EU는 천연가스의 약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어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유럽 시장의 천연가스 가격을 대표하는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이달 초 역대 최고가인 ㎿h(메가와트시)당 345유로까지 치솟았다. 이후 상승세가 다소 진정됐지만, 이날 현재 98유로대로 연초 대비 약 40% 급등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동북아 지역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지표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도 연초보다 12% 상승했다.

니켈은 연초 대비 70% 넘게 올랐으며, 알루미늄은 20%가량 상승했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전 세계 식품 가격도 치솟고 있다. 

밀 선물 가격은 이달 초 부셸(약 27.2㎏)당 12.94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현재는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11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연초보다 45%가량 오른 수준이다.

밀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세계 수출량의 약 29%를 차지하는 작물이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며,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세계 시장의 약 14%를 점유하는 옥수수 가격도 연초보다 약 27% 상승했으며, 대두도 올해 들어 약 28% 올랐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하는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이미 지난 2월 140.7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며, 전쟁의 영향이 본격화한 3월 이후 수치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해상 운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중국과 유럽을 오가는 화물을 나르는 대륙횡단 철도 수송도 차질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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