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응급 상황에서만 예외 허용...강간 또는 근친상간 경우 낙태 금지”
낙태 합법화 ‘로 대 웨이드’ 판결 뒤집을 수 있는 미 연방대법원의 중요 결정 전 통과돼

미 애리조나 주의회 의원들이 24일(현지시간) 임신 15주 이상에서 대부분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애리조나주 의회의 이번 결정은 미국 주 차원의 두 번째 낙태 금지법으로 미국의 낙태법을 뒤집을 수 있는 미 연방대법원의 결정적 판결 이전에 나온 것이다.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리조나 하원은 목요일 31대 26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이 법안은 애리조나의 더그 듀시(Doug Ducey) 주지사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듀시 주지사는 2015년 취임 이후 낙태 금지 법안에 서명을 해온 공화당원이다.

앞서 플로리다주에서 공화당 주의원들은 이달 초 15주 이상의 임신에 대해 대부분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플로리다 주지사 론 디센티스는 이 법안에 서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리조나주의 낙태 금지법안은 1973년 미국에서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 웨이드(Roe v. Wade) 결정은 뒤집을 수 있는 미 연방대법원이 심리하고 있는 미시시피주의 낙태법과 유사하다. 웨스트버지니아와 켄터키주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주 의회에서 상원을 통과했다.

‘SB1164’로 알려진 애리조나주의 낙태금지법은 임신 15주 이후 낙태를 금지한다. 이 법은 의학적 응급 상황에서는 예외를 허용하지만 강간 또는 근친상간의 경우에는 낙태를 금지한다.

임신 15주 이후 낙태금지법안을 발의하고 지난 주 목요일 이에 찬성표를 던진 애리조나주 존 카바나 의원은 WSJ에 “애리조나주는 미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법을 통과시키기 전에 이미 낙태 금지법을 가지고 있던 몇몇 주들 가운데 하나”라며 “만약 연방대법원의 판례가 뒤집히면 그 법이 부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WSJ은 애리조나 건강국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임신 15주 이상 여성들 가운데 약 5%가 낙태를 시행했다.

최근 미국에선 연방대법원의 판례보다 훨씬 이른 시기의 낙태를 금지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연방대법원은 태아가 여성의 자궁 밖에서 의미있는 삶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기간으로 판단되는 약 임신 24주 이하에서 낙태의 권리를 보장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낙태에 대해 더 제한을 가하는 법률이 시행되는 것을 차단했다.

텍사스주의 심장박동법은 론 스타주(Lone Star State)에서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한다. 지난 2021년 9월 시행에 들어간 이 법은 임신 6주 이후 낙태와 관련된 서비스 제공자들과 조력자 또는 교사자에 대한 민사소송을 촉발한 새로운 법체계를 만들었다.

아이다호주의 브래드 리틀 주지사(공화당)은 지난 수요일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한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은 공무원에게 법 집행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 대신에 민간 시민 개개인에게 권한을 부여한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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