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로서 소밈을 다한 것으로 생각돼 조용히 떠나고자 한다"
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 올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검찰총장 시절 직무배제·정지된 윤 당선인을 대리해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은 조남관 법무연수원장이 5일 사의(辭意)를 표명했다.

조 원장은 이날 오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고 “검사로서 소임(所任)을 다한 것으로 생각돼 조용히 여러분 곁을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남관 법무연수원장.(사진=연합뉴스)
조남관 법무연수원장.(사진=연합뉴스)

조 원장은 "오직 법리와 증거에 따라 정의와 공정을 향해 뚜벅뚜벅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조 원장은 이어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어려운 시기에 분에 넘치는 총장 대행이라는 직(職)을 세 번이나 맡아가며 무척 힘들었지만, 함께 도와준 덕분에 잘 헤쳐나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라북도 남원 출신으로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공법학과를 졸업한 조 원장은 지난 1992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5년 부산지방검찰청에서 검사로서의 첫 직무를 수행했다. 이어 광주지방검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과 서울동부지방검찰청 형사5부장 등을 거쳐 지난 2020년 1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발탁됐다.

2020년 8월 고검장으로 승진한 후에는 검찰 서열 2위인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영전(榮典)했다.

2020년 11월24일 추미애 당시 장관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직무에서 배제시켰을 당시, 서울행정법원이 추 장관의 직무배제명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2020년 12월1일까지, 한 주일 동안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이어 2020년 12월16일 법무부가 윤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 결정을 내린 때부터 법원이 징계처분 효력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2020년 12월23일까지 두 번째 검찰총장 직무대행 직무를 수행했다.

2021년 3월4일 윤 총장이 대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자 조 원장은 2021년 6월4일까지 세 번째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수행한 후 법무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추 장관이 직접 발탁한 인사였으나, 2021년 5월11일 ‘김학의 전(前) 법무부 차관에 대한 검찰의 불법적 출국금지 조처 사건’의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수사를 받은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사건 당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現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에 대한 기소를 승인하기도 했다.

이번 사의 표명과 관련해 조 원장은 “때가 돼서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안팎에서는 조 원장의 사의 표명이 소위 ‘친문(親文 검사’들의 이탈을 촉구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적극 부역한 일부 검사들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것이란 예측이다.

한편, 사의표명을 한 검찰내부망의 조 원장 글에는 “힘든 시기에 버팀목이 돼 감사하다”는 등 2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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