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서울북부지방검찰청 형사2부 부장검사
"과거 '검찰개혁' 추진해온 분들이 공정성·중립성 확보 방안 마련 운운"

이복현 서울북부지방검찰청 형사2부 부장검사.(사진=연합뉴스)
이복현 서울북부지방검찰청 형사2부 부장검사.(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관련해 검찰이 오는 11일 수도권 지역 검사장을 중심으로 한 검사장 회의를 열겠다고한 데 대해 현직 부장검사가 작심하고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복현 서울북부지방검찰청 형사2부 부장검사는 10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지난 8일 열린 전국 고검장 회의와 오는 11일 열릴 전국 검사장 회의를 비판했다.

해당 글에서 이 부장검사는 지난 고검장 회의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해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의 실효적 확보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신속히 마련하기로 했다’는 논의가 오갔다는 점을 지적하고 “(고검장 회의에) 모이신 분들이 과거 숭고한 가치인 ‘검찰개혁’ 간판을 걸고 무슨 일을 벌여 오셨는지, 그로 인해 검찰이 어떤 구렁텅이에 빠져 있는지를 지켜봤기 때문에 불안감이 엄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부장검사는 “현재 추진되는 ‘검찰개혁’은 검찰의 6대(大) 범죄 수사를 그냥 증발시키고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복붙’해(그대로) 법원으로 넘기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며 “그런데, 그걸 보고 ‘검찰개혁, 수사의 공정성, 중립성, 신속한 방안 마련’을 운운하시다니, 낯선 느낌”이라고 적었다.

이어서 그는 “(고검장 회의에) 참석한 분들은 본인들께서 직접 지난 수년간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하며 현재의 개판인 상황을 초래하신 장본인들이자 최근 검찰의 수사 중립성·공정성 온란을 야기한 대부분의 사건에 관여하신 분들”이라며 “본인들의 과거는 까맣게 잊은 채, 앞으로 가열차게 검찰개혁을 추진해 나가자고 선언하시는 의기양양함을 보니, 기억 상실을 다룬 영화 ‘메멘토’의 한 장면으로 들어간 착각이 들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대검찰청은 지난 8일 오후 민주당의 소위 ‘검수완박’ 입법 추진과 관련해 공식 입장문을 내고 “검사가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하도록 하는것은 70년간 시행되던 형사 사법 절차를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으로 극심한 혼란을 가져올 뿐 아니라, 국민 불편을 가중시키고, 국가의 중대범죄 대응역량 악화를 초래하는 등 선진 법제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며 반대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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