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의 한국인들(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김원호, 고현철, 함진우)이 북한에 억류돼 있으며 그들 가운데 일부는 8년 동안 감금돼 있다”
“북한은 전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권...코로나 막기위해 무단 월경자 사살 명령"

미 국무부가 연례 북한인권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무부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며 북한이 전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미 국무부가 이날 발표한 북한인권 보고서는 북한정권에 대해 “1949년 이래로 김씨 일가가 지배하는 권위주의 국가”로 규정한다.

보고서는 북한정권이 저지르는 중대한 인권침해의 종류를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

“정권에 의한 불법적 또는 자의적 살인, 정권에 의한 강제 실종, 정권 기관들에 의한 고문과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며 모멸적인 대우와 처벌, 정치범수용소를 포함해 가혹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감옥 환경, 자의적 체포와 구금, 정치범들과 구류자들, 정치적 동기에서 자행하는 타국인에 대한 보복, 사법적 독립의 부재(不在), 사생활에 대한 자의적 또는 불법적 간섭, 가족 연좌제, 언론인에 대한 폭력과 폭력에 대한 위협 또는 불법적 체포와 기소, 검열을 포함하는 표현과 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제한, 인터넷 자유에 대한 심각한 제한들, 집회 및 결사의 자유에 대한 실제적인 간섭, 종교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제한, 북한 내 이동과 거주의 자유 그리고 북한을 떠날 권리에 대한 심각한 제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정권을 바꿀 시민들의 권리에 대한 부정, 정치적 참여에 대한 심각한 제한, 심각한 정권 부패, 젠더에 기반한 폭력에 대한 조사와 책임소재 파악의 부재, 강제 낙태와 강제 피임을 포함하는 생식 건강에 대한 접근에 대한 중대한 방해, 인신매매, 독립적인 노동조합의 불법화, 최악의 형태의 아동 노동”

보고서는 특히 북한정권의 코로나19 대응 조치가 인권에 미친 악영향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보고서는 “북한정권은 2020년 8월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해 북중 국경의 완충지대 인근에 ‘폭풍군단’과 ‘제7군단’을 대거 투입해 (불법 월경자) 사살 명령을 내렸고 총격이 이어졌다는 언론보도를 인용했다. 이후 2021년 1월 초 평안북도 국경에서 국경경비대는 탈북 또는 밀수와 관련된 5개의 사건에 연루된 북한주민들에게 총을 발사해 부상을 입히거나 죽음에 이르게 했으며, 2월 초에는 자강도 자성군, 양강도 혜산시에서 국경 경비대가 강을 넘어 중국으로 가려고 시도했던 군인과 그의 여자친구를 총살했다는 언론보도를 소개했다. 2021년 8월 국경 수비대는 대대를 이탈한 노동대원을 량강도 혜산시 압록강변에서 총살했다. 그해 9월 30일 폭풍군대는 중국의 친척을 방문한 후 회령으로 돌아가려고 시도한 북한 남성을 총살했다.

보고서는 ”2021년 8월 23일 3명의 유엔 특별보고관은 우려를 표하고 총살 명령에 대해 분명한 설명을 요구했고, 그해 10월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은 그 명령에 대해 ‘주의’라고 표현했다“며 ”그 명령은 코비드19 발발로 인한 두려움으로 인해 야기된 것이며 2020년 8월 북중국경의 1,000~2,200 야드 가량의 완충지대를 묘사한 포스터의 사진은 이 구역에 허가를 받지 않고 들어가는 개인은 ‘무조건 총격을 받을 것’이라고 묘사하고 있다고 언론은 2020년에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코비드19 팬데믹에 대한 대응으로 북한정권은 지속적으로 제한과 국경통제 그리고 정권 차원의 위협과 살인을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고서는 언론을 인용해 북한정권이 코로나 증세를 보이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특별 격리 시설’을 만들어 운영했지만 적절한 식량과 의약품이 부족해 추위와 기아로 사망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격리 규정을 어기는 이들은 ‘완전 통제 구역’과 ‘종신 수용소’에 감금했다는 보도도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김정은이 ‘팬데믹을 이용해 권력 장악을 더욱 공고히 하려 한다’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평가도 보고서에 실렸다.

또한 보고서는 코로나19로 한동안 중단됐던 중국 당국의 강제 북송 재개 움직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7월 13일 약 50명의 탈북민들을 강제북송했다”며 “중국에 구류돼 강제북송의 위험 속에 방치된 1000명 이상의 북한주민들과 강제북송된 북한주민 개개인들은 북한에서 강제노동과 구류, 성폭력과 고문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보안대에 의한 고문과 잔혹하고 비인간적이며 모멸적인 대우 및 처벌은 고질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보고서는 북한이 제3국에서 한국인과 탈북민들을 납치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 허드슨 연구소의 2020년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정권이 최근에 저지르는 납치는 중국에 집중돼 있다”며 “중국이 다른 쪽을 보는 동안 북한정권은 탈북민을 도왔던 한국인들을 납치한다”고 했다. 2021년 2월 한국 통일부는 42명의 탈북민들이 지난 5년 동안 사라졌으며 여러 경우에 북한 보위부에 의한 “납치 또는 폭행치사가 강하게 의심”된다고 밝혔다.

또한 국무부는 북한인권보고서에서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인들의 사례를 처음으로 소개했다.

보고서는 ‘자의적 구금’ 항목에서 “6명의 한국인들(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김원호, 고현철, 함진우)이 북한에 억류돼 있다”며 “그들 가운데 일부는 8년 동안 감금돼 있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 리사 피터슨 민주주의·인권·노동 차관보 대행은 12일(현지시간) “북한은 전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권위주의 국가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피터슨 차관보 대행은 이날 국무부의 ‘2021 국가별 인권보고서’ 발표와 관련해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인권 실태에 대한 질문에 “북한정권이 저지르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와 남용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깊이 우려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우리는 언젠가 북한주민들을 위한 정의가 성취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피터슨 대행은 “이란과 마찬가지로 (인권개선을 위한) 활동이 매우 어려운 가운데 우리는 계속해서 국제사회와 함께 인식을 높이고 인권 침해와 위반에 대한 정보를 기록하고 보존하며 독립 정보에 대한 접근을 증가시키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우리는 인권 유린과 위반에 연루된 이들에 제재를 가하며 북한에서 인권에 대한 존중을 높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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