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들, 9대 일간지에 항의 성명광고 게재
“천만 기독교인 분노케하는 이준석 대표 실책을 멈춰달라”

15일 조선, 중앙, 동아 등 국내 9대 일간지에 기독교인들의 성명이 일제히 게재됐다.

제목은 “국민의힘, 부활절에 6.1 지방선거 출마자 평가시험을 본다구요?”

수취인은 대통령 당선인수위원회와 윤석열 당선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명됐다.

‘주일성수’하는 기독교인들은 “국민의힘은 부활주일인 4월 17일에 ‘6.1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을 대상으로 ‘공직후보자 평가시험’을 실시한다고 발표하여 기독교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며 “국민 10명 중 3명은 부활절을 지킴에도 불구하고 부활절에 6.1 지방선거 출마자 자격시험을 본다는 것은 기독교인들을 무시하는 행위이며 국민 화합을 무너뜨리는 처사이므로 마땅히 변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활절은 12월 25일 성탄절과 함께 기독교 최대 절기다.

이들 기독교인은 “대한민국 최초의 선거일은 1948.5.9.(주일)로 예정되었었지만 기독교 13개 교단이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주일성수를 이유로 선거 일자 변경을 요청했을 때 미군정은 이 의견을 받아들여 선거일을 5.9(주일)에서 5.10(월)로 변경했다”며 “당시 남한 인구는 약 200만 명이었고 기독교인 수는 약 1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0.52%였으나 당시 미군정은 0.52%의 의견을 존중해서 선거일을 주일에서 월요일로 변경했고, 95.5%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것이 국민 통합”이라며 “국민의힘은 말로만 국민통합과 화합을 외치지 말고, 실제 정책에서 국민들에 대한 마땅한 배려를 보여 달라. 그렇지 않으면 기독교인 중 많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3.9대선에서 승리했을지라도 6.1선거에서 또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며 “국민들의 종교심을 살피지 않고 일방적으로 독주하는 정당을 국민들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활절인 17일에 6.1. 지방선거 공천 자격시험을 강행하는 국민의힘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1인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지방선거 예비출마자들을 대상으로 ‘공직 후보자 역량 강화 시험(PPAT: People Power Aptitude Test)’을 치른다. 국민의힘 출마자 전원은 이 시험에서 일정 성적 이상을 받아야 공천을 신청할 수 있다. 문제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시험 날짜를 17일 부활절로 잡았다는 것.

PPAT 응시 대상은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자 전원이다. 시험은 전국에서 실시되고, 전형료는 광역의원 210만원, 기초의원 110만원으로 공천 심사료가 포함됐다. 평가 영역은 △공직자 직무수행 기본역량(당헌·당규, 공직선거법) △분석 및 판단력 평가(자료해석 및 상황판단) △현안분석 능력(대북정책, 외교안보정책, 안전과사회, 청년정책, 지방자치) 3개 영역 8개 과목 총 30문항(100점 만점)이다. 비례대표 후보자의 경우 광역의원은 70점 미만, 기초의원은 60점 미만의 점수를 받으면 공천에서 자동으로 떨어진다. 지역구 후보자는 점수를 10등급으로 나눠서 점수에 비례해 최대 10%까지 가산점이 부여된다.

이 시험은 이준석 당대표의 핵심 공약이다. 지난해 6월 이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공천 관련 자격 시험제’를 약속했다. 또한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직후보자 역량강화 TF 설치를 의결하면서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직자가 되려면 당연히 그에 걸맞은 최소한의 업무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부활절에 공천 자격 시험을 치루는 국민의힘에 대한 시민들의 직접적인 항의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는 “1200만 기독교인 분노케하는 실책을 멈춰달라” “부활주일에 국민의힘 공직시험이 웬말인가” “천만 기독교인 분노케하는 이준석 대표 실책을 멈춰달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민들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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