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측 "미국의 對中 제재법 검토한 조치...제재 대상에게 서비스 제공 안 해"
李 후보, 지난 2020년 홍콩 국가안전유지법 시행 이후 美 정부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

리카치우 홍콩 행정장관 후보.(사진=로이터)
리카치우 홍콩 행정장관 후보.(사진=로이터)

경찰 출신으로 친중 성향인 리카치우(李家超·64) 홍콩 정무장관이 차기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단독으로 입후보한 가운데, 유튜브를 운영 중인 구글 측이 20일(현지시각) 리 후보의 유튜브 채널을 폐쇄하고 나섰다.

구글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과의 인터뷰에서 “구글은 미국의 관련 제재법을 준수하고 서비스 약관에 따라 관련 정책을 집행한다”며 “이들 정책을 검토한 후, 우리는 ‘존리2022’ 유튜브 채널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기업과 개인은 제재 대상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리 후보는 지난 9일 다음달 8일 치러지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후 단독 후보로 등록했다. 현직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경쟁 후보가 없어 리 후보는 차기 행정장관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는 상황.

출마 선언 이래 리 후보는 그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거 유세 현장 등을 중계해 왔다. 하지만 구글 측의 이번 조치로 기존에 업로드돼 있던 영상 전부가 삭제됐다.

구글의 이번 조치에 대해 리 후보는 “부당한 압력이며 불합리한 대응”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리 후보는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유튜브의 결정에 실망했다”며 “내 캠페인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며, 다른 채널을 활용해 사람들이 나를 더 잘 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리 후보는 그러면서 “그들의 부당한 처사는 내가 옳은 일을 했다는 믿음을 강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미국 재무부는 중국 정부가 홍콩에서 국가안전유지법(소위 ‘홍콩 보안법’)을 시행한 두달 후인 2020년 8월 람 장관을 포함해 홍콩 및 중국 관료 11명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홍콩의 자치와 홍콩 시민의 집회·시위 및 표현의 자유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보안장관이었던 리 후보 역시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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