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기초연금 40만원’ 시대, 찬반양론 중 누가 맞나
윤석열 정부의 ‘기초연금 40만원’ 시대, 찬반양론 중 누가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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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시도하게 될 다양한 정책 변화 중 '기초연금 확대'를 두고 찬반양론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8일, 노년알바노조 준비위원회와 평등노동자회 등 노년단체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차별없는 '기초연금' 지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7월 8일, 노년알바노조 준비위원회와 평등노동자회 등 노년단체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차별없는 '기초연금' 지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년층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역대 정부는 지급액을 꾸준히 늘려왔다.

최초의 제도는 2008년 1월부터 시행된 기초노령연금제도이다. 소득 하위 70%노년층에게 월 최대 9만4000원을 지급했다.

박근혜 정부는 대선공약이었던 '소득 하위 70% 노년층에 대한 기초연금 월 20만원 지급'을 2014년부터 실행했다. 문재인 정부는 또 다시 2021년부터 10만원 늘린 30만원으로 인상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기간 중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기초연금 월 4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문재인 정부보다 10만원을 더 올린 것이다.

찬성론= 고령인구의 빠른 증가와 OECD 1위인 노인빈곤율을 근거로 삼아

윤석열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찬성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노년층 인구비율이 급증하고 빈곤율도 심화되고 있는 만큼,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예산 지원을 하는 게 현대국가의 의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증가율은 4.4%에 달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 2.6%의 두배에 육박한다.

지난 10일 발표된 통계청의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보고서 2022′에 따르면 우리나라 66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 소득 인구의 비율)은 무려 40.4%이다. OECD 국가 중 1위이다. 18~65세 빈곤율인 10.6%보다 4배가량 높은 수치다.

더욱이 중간계층 노인도 실질적인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는 연구결과도 적지 않다. 때문에 기초연금 수령액뿐만 아니라 적용 대상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반대론=‘도덕적 해이’를 근거로 삼아...노인부부 가구 기초연금 64만원,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은 55만원에 불과

반면에 저소득층 노년층의 ‘도덕적 해이’를 근거로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윤석열 정부가 기초연금의 최대 수령액인 ‘기준연금액’을 월 40만원으로 올릴 경우, 국민연금 의무가입 기간(10년)을 채운 노년층 중에서 국민연금 수령액이 적은 계층이 상대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도덕적 해이’ 문제가 제기된다.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 국민연금을 힘들게 납부한 사람과 국민연금 납부할 돈으로 베짱이처럼 지낸 사람 간의 노후 차이가 없어진다는 가설이다.

실제로 노인 단독가구는 40만원을 매월 기초연금으로 받게 되고, 노인부부 가구는 부부감액 20%를 적용해 64만원의 기초연금을 매월 수령하게 된다. 이에 비해 2021년 11월 현재 1인당 국민연금 월평균 액수(특례 노령·분할연금 제외하고 산정)는 55만5614원에 불과하다.

한 가장이 힘들게 국민연금을 부어서 손에 쥐는 돈보다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노인부부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국가로부터 받는 돈의 총액이 9만원이나 더 많은 것이다.

2022년 기초연금의 기준연금액이 전년보다 7천500원 많은 30만7천500원으로 확정되어 시행된 지난 1월 20일 오후, 서울 국민연금공단 송파지사 상담 창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년층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사진은 지난 1월 20일 오후, 서울 국민연금공단 송파지사 상담 창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쟁점 1=기초연금 급여액 늘어날수록 국민연금 가입자 ‘역차별’ 심화돼

그렇다면 국민연금 가입자는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것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따라서 기초연금 수령액 인상이 과연 도덕적 해이를 낳는지에 대해 판단하려면 기초연금제도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한다. 이 때 기준이 되는 '소득인정액’은 월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월 소득환산액을 합산한 금액이다. 월 소득이 적더라도 고가의 아파트나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소득 하위 70%에 포함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공무원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 군인연금, 별정우체국연금 수급권자 및 그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기초연금 수급대상에서 제외된다. 사실 이들은 국민연금보다 많은 연금을 수령한다. 소득 하위 70%에 포함될 확률은 0%에 가깝다.

국민연금을 받지 않거나(무연금자), 국민연금 월 급여액이 46만 1250원(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인 월 30만 7500원의 1.5배) 이하, 국민연금의 유족연금이나 장애연금 수급자 등은 기초연금 대상이 된다.

문제는 ‘국민연금 연계감액’ 제도에 있다. 국민연금 수령액에 따라 기초연금 수령액의 최대 50%까지 감액하는 것이다.

예컨대 올해 소득 하위70%에 포함되면서 46만원의 국민연금을 받는 A씨에게는 기초연금 30만원 중 15만원을 감액해서 15만원만 지급한다. A씨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합치면 61만원을 손에 쥐게 된다.

이에 비해 국민연금을 가입하지 않은 B씨는 30만원을 지급받게 된다. A씨가 B씨보다 월 31만원의 연금을 더 받는 구조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을 47만원 받는 C씨는 기초연금을 한푼도 받지 못한다. 기초연금을 받는 A씨의 61만원에 비해 수령액이 14만원이나 적은 ‘소득 역전’이 발생하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을 월 40만원으로 인상할 경우 A씨와 B씨의 수령액 격차는 더 줄어든다. 46만원의 국민연금을 받는 A씨는 기초연금으로 20만원을 받게 된다. 총 연금 수령액은 66만원이 된다.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B씨는 40만원의 연금을 받는다. A씨가 B씨보다 26만원을 더 받을 뿐이다. C씨는 47만원을 그대로 받는 셈이어서, A씨와 C씨의 격차는 19만원으로 늘어난다. 소득 역전이 심화되는 것이다.

기초연금 월 수령액을 인상할수록 소득하위 70% 고령층 중에서 국민연금에 가입한 계층에 대한 ‘역차별’이 심화되는 구조이다.

이 같은 국민연금 연계감액 제도 때문에 기초연금 전액을 받지 못하고 감액당한 노년층 기초연금 수급자는 올해 현재 38만명이다. 기초연금 수급 대상 전체 노인 595만명의 6.4%에 해당된다. 이들의 평균 감액 금액은 월 7만원 정도이다. 똑같은 소득하위 70%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시절에 국민연금을 부었다는 이유로 역차별을 당하는 셈이다.

따라서 윤석열 당선인도 국민연금 연계감액 제도 보완을 공약에 포함시켰다. 대통령직 인수위는 국민연금 연계기준을 조정해 국민연금을 낸 사람이 기초연금을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도록 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도덕적 해이’와 ‘역차별’ 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쟁점 2=자영업자 중심의 국민연금 이탈 가속화 우려 커져...국민연금 연계감액 제도 폐지론 대두

기초연금은 국민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가입기간이 짧은 사람을 위한 선별적 복지로 도입된 제도이다. 그런데 국민연금 혜택은 축소되고 기초연금 혜택은 확대되는 방향으로 제도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민연금 가입자에 대한 ‘역차별’이 심화되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1988년 도입됐을 당시에는 소득대체율 70%에 보험료율 3%였다. 조금 내고 아주 많이 받는 구조로 설계된 것이다. 이후 올해 현재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45%이고 보험료율은 9%이다. 더 내고 덜 받는 쪽으로 변경돼온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의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연금고갈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연금개혁을 핵심과제 중의 하나로 설정하고 있는 이유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8년 4가지 연금개혁안을 제시한 바 있다. 첫째, 노후소득보장 강화 1안(소득대체율 45%·보험료율 12%)이다. 소득대체율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보험료율을 3% 올리는 방안이다. 보험료율을 올림으로써 현재의 소득대체율을 유지하는 개념이다.

둘째, 노후소득보장 강화 2안(소득대체율 50%·보험료율 13%)이다. 이는 보험료율을 더 올림으로써 소득대체율도 높이는 방안이다. 셋째, 국민연금 현행 유지안이다.

넷째, 기초연금 강화안(30만→40만원)이다. 이 방안은 소득대체율을 유지하는 대신에 기초연금 급여액을 상향함으로써, 저소득층 노인의 소득대체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 방안은 윤석열 정부가 시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인수위 출범 한 달을 맞이해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인수위 출범 한 달을 맞이해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따라서 국민연금 개혁방안이 관심사이지만, 현재 오리무중인 상태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지난 18일 인수위 출범 1개월 기자회견에서 "연금보험료를 올리는 문제, 소득대체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문제에 대해서 가이드라인을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그것을 말하기 시작하면 논란이 되고 오히려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끼리 타협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하지만 안 위원장의 그동안 발언 흐름을 종합하면, 보험료율을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럴 경우 소득하위 70% 계층의 국민연금 탈퇴 러시가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국민연금 납부가 어려운 자영업자의 국민연금 탈퇴 가능성이 높아진다. 월 10만원의 국민연금을 납부하는 직장인의 경우, 회사가 절반을 내주기 때문에 본인은 5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이에 비해 자영업자는 10만원을 고스란히 스스로 내야 한다. 본인 부담이 큰 것이다.

따라서 국민연금 연계감액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방식으로 기초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쟁점 3=기초연금 수급자 급증 추세, 재정부담도 심화돼

기초연금 급여액을 인상할 경우 막대한 재정부담 요인이 된다는 점도 논란거리이다.

한국사회의 빠른 고령화로 인해 기초연금 수급자도 급증하는 추세이다. 2019년 162만명, 2020년 325만명 2021년 564만명, 2022년 595만명 등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고령화 추세는 향후 5년간에도 가파르게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맞물려 기초연금 예산 규모도 빠르게 커진다.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을 40만으로 인상할 경우 소요 예산은 윤석열 정부의 첫해인 2022년 27조1000억원, 2023년 29조원, 2024년 32조2000억원, 2025년 34조6000억원, 2026년 37조2000억원, 2027년 39조4000억원 등으로 불어난다.

이로 인해 기초연금 지급액을 40만원으로 인상할 경우, 향후 5년간 44조 6000원의 예산이 더 투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이다. 이는 당초 윤 당선인 측이 35조 4000억원의 추가 예산이 소요된다고 추계한 것보다 9조 2000억원이 더 많은 금액이다.

국민연금을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혁한다고 해도, 기초연금이라는 또 다른 재정 적자요인이 확대되는 딜레마가 발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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