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다음달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방향으로 내부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신문은 29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 측에선 기시다 총리의 (취임식) 참석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이른바 징용공(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과 위안부 문제의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아 (일본 측은 총리의 방한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의 윤 당선인 취임식 불참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일본 정부는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 등 각료 일부의 참석을 검토 중이다.

윤 당선인이 파견한 한일 정책협의단은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닷새간 방일 일정을 소화하며 주요 내각 인사들과 전현직 총리들을 두루 만나 한일 관계 회복에 뜻을 모았다. 단장을 맡은 정진석 국회 부의장은 일정 중 기시다 총리에게 직접 윤 당선인의 친서를 전달했다. 정 부의장은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기시다 총리의 윤 당선인 취임식 참석 결정은 일본 정부 소관이기 때문에 따로 취임식 참석 요청을 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은 전날 언론에 "우리 정책협의단이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총리를 접견하고 취임 초청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직까지는 취임식 참석 의사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가 다음달 10일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양국 정상이 당일 서울에서 곧장 한일정상회담을 개최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됐다. 역대 한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현직 일본 총리가 참석해 한일 정상회담까지 갖던 전례가 복원되는 것이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사실상 외교관계 단절로까지 악화된 문재인 정부 5년간의 한일 관계를 고려하면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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