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대적인 긴축 조치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 공포 등으로 1년여 전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2.10포인트(3.20%) 급락한 3,991.24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521.41포인트(4.29%) 폭락한 11,623.25에 마감했다.

이날 S&P 500 지수가 4,000선 아래로 주저 앉은 것은 지난해 3월 31일 이후 1년여 만이다. 나스닥 지수도 2020년 11월 10일 이후 가장 낮은 종가 기록이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53.67포인트(1.99%) 떨어진 32,245.70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 지수도 지난해 3월 9일 이후 최저치다.

이 같은 결과는 사흘째 엄청난 양의 주식 투매가 연달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양적 완화의 결과로 인플레이션이 만성화될 것을 우려한 금융당국은 1990년대 말 '닷컴 버블' 이후 최대폭의 통화긴축 정책에 나섰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고려하진 않는다고 했지만 '빅스텝'은 연말까지 계속된다고 꾸준히 말해온 터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과격한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2018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인 3%를 넘겼다. 그간 '제로 금리'의 혜택까지 겹쳐 주가가 폭등했던 기술주들부터 일제히 폭락하고 있다. 이날 기준 아마존은 5.2%, 넷플릭스는 4.4%,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나란히 3.7%, 애플은 3.3%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9.2%, 우버는 11.6% 급락했다.

신생 기술기업들의 주가는 더욱 큰 폭으로 떨어졌다. 부진한 실적 전망이 나온 데이터 분석 기업인 팔란티어는 21.3%, 쿠팡은 22.3% 떨어졌다.

나이키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나란히 2.9% 떨어졌고 보잉은 10.5% 급락했다.  

연준의 빠른 통화긴축 전환도 문제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등이 전 세계 공급망을 교란시켜 물가 인상에 불을 붙게 만든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이 모두가 겹쳐 글로벌 경기침체를 불러올 가능성까지 제기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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