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해제 조치에도 ‘실외 마스크’를 선뜻 벗지 못하는 4가지 이유
마스크 해제 조치에도 ‘실외 마스크’를 선뜻 벗지 못하는 4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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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3일부터 시행된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조치’가 566일 만인 지난 3일부터 해제됐다. 그러나 거리에 나선 시민 상당수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된 지 1주일이나 지났지만, 출근길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어린이날인 5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입장을 기다리던 시민들이 게이트가 열리자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이다.[사진=연합뉴스]
어린이날인 5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입장을 기다리던 시민들이 게이트가 열리자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이다.[사진=연합뉴스]

실외 마스크만이라도 해제되면 ‘덜 답답하겠다’며 손꼽아 기다려온 사람들의 반응치고는 의외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외 마스크 해제 시기를 두고 신‧구 정권의 힘겨루기까지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머쓱해지는 상황이다. 사람들이 이렇게 실외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방역당국의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 조치와는 별개로,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고 안 쓰고는 결국 개인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건강하고 젊은 사람 혹은 코로나에 감염된 적이 있는 사람은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것이다. 계절성 알레르기 질환이 없는 사람들 역시 벗어도 된다. 실외 마스크 착용으로 본인이 누릴 수 있는 장단점을 따져 계속 쓸 것인지, 혹은 벗을 것인지를 결정하면 된다.

그에 반해 코로나에 감염된 이력이 없거나, 현재 감염이 의심되는 상태라면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분위기이다. 계절성 알레르기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계속 착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실외 마스크 착용이 지속되는 4가지 이유를 살펴본다.

실외 마스크 제한 해제 첫날인 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외 마스크 제한 해제 첫날인 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고 있는 한...실외에서도 계속 착용하는 게 편리

직장인 이 모씨(27)는 "집에서 버스정류장까지 5분 정도 걸어가면 되고, 버스에서 내려 사무실까지는 6~7분만 걸으면 된다"며 "그 잠깐을 위해 마스크를 벗었다 쓰는 게 더 번거롭다"고 말했다.

특히 마트에서 생필품을 사서 양손 가득 들고 귀가해야 하는 주부들의 입장에서는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기가 힘들다. 잠깐의 거리라면, 아예 처음부터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는 게 더 편하다는 것이다.

일부 시민들 중에는 마스크 줄(스트랩)을 길게 늘어뜨리는 것이 번거로워, 턱에 마스크를 내려쓰는 ‘턱스크’ 차림으로 다니는 경우도 눈에 띈다. 실외 마스크 해제 조치가 오히려 방역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는 대목이다.

② 내가 먼저 벗기는 부담스러워...동서양의 문화 차이도 한몫

질병관리청 정통령 총괄조정팀장은 “서양에서는 범죄자가 마스크를 쓴다는 인식이 있다. 익숙하지 않은 걸 억지로 강제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은 코로나 이전에도 봄철에는 황사 때문에 마스크에 이미 익숙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4일 영국 런던의 한 축구경기장의 모습.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4일 영국 런던의 한 축구경기장의 모습.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경북대 일반사회교육과 김광기 교수는 “서구에서는 국가가 마스크를 강제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반발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지만, 동양에서는 국가가 요청하면 받아들이고 남에게 피해를 덜 주려는 집단주의 문화에 익숙해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굳이 내가 먼저?’ 마스크를 벗는 게 부담스럽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동네 공원을 산책하거나 등산을 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이 더 많은 상황이다.

일본·싱가포르에서도 마스크 착용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일본은 법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강제한 적이 없다. 고위험군에 마스크를 권고했을 뿐이다. 싱가포르는 지난 3월 29일 실외 마스크를 해제했다. 하지만 두 나라의 거리에도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을 찾기 어렵다.

③ 하필 5월에 실외 마스크 해제...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해야

5월이어도 아침 저녁으로는 바깥 공기가 차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크게 답답하거나 불편하지 않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7월 정도에 실외 마스크가 해제됐다면,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사람들이 많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봄철에는 으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천식 환자들도 여전히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일본 역시 삼나무를 비롯한 꽃가루 알레르기를 줄이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몸에 배 있다고 한다”며 “특히 요즘이 꽃가루 시즌"이라고 밝힌 바 있다.

④ 벌써 마스크 벗기는 부담스러워, 외모부터 가꿔야

약 2년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나 급격한 일상회복을 맞이했지만, '외모 관리'에 대한 부담으로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집콕’하면서 급격히 살이 쪄서, 당장 마스크를 벗을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실외 마스크를 벗기 전에 외모부터 가꿔야 한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헬스장 등록자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외 마스크를 벗기 전에 외모부터 가꿔야 한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헬스장 등록자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코로나19 기간 동안 사람들의 신체 활동량이 줄고, 배달 음식 등 간편식 섭취가 늘어난 탓에 ‘외모에 자신이 없어졌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마스크를 벗기 전에 살부터 먼저 빼야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헬스장이나 요가·필라테스 등록자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실내 체육시설에서는 지난달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데 이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없어지자 개별 PT(personal training)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등 회원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게다가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상상한 얼굴과는 달라 실망스럽다는 의미의 신조어 '마기꾼'(마스크+사기꾼)도 마스크를 선뜻 벗지 못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하관이 다소 긴 대신, 눈이 예쁜 김모(25)씨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초등학교 교사인 김씨는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눈만 보고 '선생님 예쁘다'고 하는 바람에, 마스크를 실외에서도 벗기가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얼마 전 반 아이들과 야외 소풍을 갔는데, 아이들에게 ‘마기꾼’으로 인식될까 봐 마스크를 벗을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오랫동안 마스크를 껴 자신을 노출하기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라며 "우리 공동 공간에 만연한 '외모지상주의'로부터 오는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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